[군·검수사 이번주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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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박노항 원사의 병역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과 군 당국의 수사가 이번 주부터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그동안 수사 당국은 朴원사의 도피 행각에 대한 조사에 집중해왔다.

검찰은 29일 朴원사의 도피에 개입한 혐의로 金모 여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데 이어 朴씨의 주변 인물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또 30일부터는 朴원사의 잠적으로 수사가 중단된 24건의 사건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할 방침이다.

중견 재벌급의 몇몇 기업총수 관련설에 대해서도 밝힐 방침이다.

◇ 金여인의 역할은=검찰은 金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통해 "朴원사의 도피를 도와주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고 밝혔다.

구속영장에 적시된 朴원사에 대한 뇌물 제공(아들 병역 면제 청탁) 등 혐의 외에 또다른 혐의가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특히 金씨가 S고 학부모 모임을 주도한 사실을 밝혀내고 金씨가 이 학교 출신 학생들에 대한 병역면제를 朴원사에게 부탁했을 공산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도 "앞으로 수사할 부분" 이라고 설명했다.

金씨가 자신의 병역면제 알선 등 범행을 감추기 위해 朴원사의 도피과정에 개입한 의혹도 있다.

또 金씨와 朴원사 사이에 있는 또다른 金모 여인을 비롯, 朴원사 주변 여인들에 대한 검찰의 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이와 함께 朴원사와 金씨가 부부 행세를 하기도 한 모 대학 최고위경영자 과정의 일부 관계자도 참고인 조사에 포함될 수 있어 사건의 파장이 다른 곳으로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 비호세력에 대한 수사=검찰의 한 관계자는 "1998년 수사 초기 때 군 당국이 朴원사 검거에 미온적이었던 것 같다" 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당시 朴원사에 대한 수사를 놓고 군부대 고위 관계자.군검찰 관계자.헌병대 관계자들간에 알력이 있었다" 고 밝혔다.

군 내부에 朴원사를 비호하는 사람들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검찰과 군은 朴원사가 도피 행각을 벌이면서 접촉한 헌병대 동료들을 포함, 군 고위 관계자들의 연루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 24건의 중지사건 처리=검찰은 일단 공소시효(5년)가 임박한 사건부터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98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진행된 검.군 합동수사 때 朴원사에게 아들의 병역면제를 청탁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언론사 전 사주 부인 등에 대한 사법처리가 예상된다.

검찰은 또 24건의 사건 외에 80여건으로 추정되는 朴원사의 추가 범행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일 방침이어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불거져 나올 공산이 커졌다.

◇ 전망=검찰 관계자는 "朴원사가 상당히 교활한 것 같다. 3년 동안 (조사에 대비해)빠져나갈 궁리만 해 온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면서 "수사가 생각보다 장기화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朴원사의 병역비리에 대한 검찰과 군의 이번 주 수사는 장기전에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재현.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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