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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일본 경영의 신이 말하길 ‘일은 만병통치약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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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서돌
216쪽, 1만3000원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마쓰시다 전기그룹 창업자), 혼다 쇼이치로(혼다자동차 창업자)와 더불어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3대 기업가’로 꼽힌다. 27세 때 맨손으로 교토세라믹(현 교세라)을 창업해 세계 100대 기업으로 키웠고, 일본 내 2위 통신회사인 현 KDDI를 창업했다. 지난 2월엔 파산 위기에 몰린 일본항공(JAL)의 CEO로 영입됐다. 만 78세의 나이에 말이다.

가즈오는 이 책에서 자신의 젊은 시절 고난과 좌절을 성공으로 바꾼 비결을 “생각을 바꾸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 자체를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라기 보다는 인격을 수행하는 과정으로 여겨왔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일을 가리켜 ‘고난을 치유하는 만병 통치약’이라고까지 했을까.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들어간 기업에서 동기들이 경영상태가 최악인 회사를 모두 떠났을 때 그는 명분이 확실하지 않아 떠나지 못했단다. “불만이 있다고 회사를 그만둔다면 아무리 좋은 회사에 들어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대신에 그가 택한 것이 몰입과 집중이었다. “신이 손을 뻗어 도와주고 싶을 정도로 일에 전념하라”고 말하는 그는 “애정을 갖고 자신의 일에 집중하지 않는 한 일의 참맛을 알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가즈오는 막연한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당장 눈앞의 현실을 보고, 전력투구 했다면 결과에 연연해하지 말되, 일을 할 때는 ‘다시 하면 되지’란 변명은 떠올리지도 말란다.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지은이가 쓴 일 예찬론이니 “성공이 제일 쉬웠어요”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또 과거의 ‘개미 정신’이 미래에도 통할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그럼에도 “애정이 완벽주의를 키운다”, "새로운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지식과 경험이 많은 전문가가 아니라 모험심이 강한 사람이다”등 마음에 새겨두고 싶은 대목도 적잖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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