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정보화 현장] 운동장서 인터넷 클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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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 24일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은평중 운동장에서는 4㎏ 남짓한 쇠공을 멀리 던지는 포환던지기 수업이 한창이다.

학생들이 쇠공을 던지는 장소 옆에는 소형 비디오카메라와 컴퓨터 1대가 설치돼 있다. 학생들의 던지기 동작을 촬영해 컴퓨터 화면에 동영상으로 띄우기 위한 것이다.

쇠공을 던진 학생들은 컴퓨터 쪽으로 뛰어가 동작을 점검하며 제대로 던졌는지 확인한다.

자신의 동영상을 확인한 윤나래(15)양은 "쇠공을 던지기 전에 발을 미끄러뜨리는 동작을 잘 해내지 못했다" 며 머리를 긁적였다. 윤양은 자기진단 보고서에 '글라이딩 동작이 많이 부족함' 이라고 적었다.

중학교 운동장에 컴퓨터가 나타났다. 멀티미디어와 인터넷을 이용한 수업이 체육과목에까지 적용된 것이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이 아니더라도 체육과목 홈페이지(http://www.cos4ts.com)를 통해 언제든지 자신의 동작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다섯명씩 묶여져 있는 동영상을 통해 다른 친구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도 재미다. 수업시간 중의 실수 장면 모음은 인기 동영상이다.

3학년 임진아(15)양은 26일 치르는 포환던지기 실기 시험에 대비해 인터넷을 이용한 '올림픽 선수 따라잡기' 를 할 예정이다. 체육과목 홈페이지에 접속, 자신의 동작이 나오는 동영상과 올림픽선수의 투포환 경기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화면에 나란히 띄워 자세를 비교한다는 것이다. 임양은 "수업시간뿐 아니라 집에서도 동작을 보며 연습할 수 있다는 것이 인터넷을 이용한 체육수업의 장점" 이라고 말했다.

은평중이 체육시간에 컴퓨터를 도입한 것은 지난해다. 1999년 3월 교육부로부터 교육정보화연구학교로 지정받은 뒤 1년 동안 이문표(李文杓.36)체육교사가 독자적으로 콘텐츠를 개발했다. 인터넷 수업이 교과 내용을 컴퓨터 화면에 옮겨놓는데 그치는 것을 막기 위해 소형 비디오카메라를 도입했다. 李교사는 "움직임이 많은 체육과목에 맞춰 동영상을 활용하도록 했다" 고 설명했다.

구희령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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