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간강사 방학땐 '극빈 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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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대학 강단의 일용 잡급직, 품팔러 대학을 오가는 보따리 장수' .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인이면서도 박봉에 시름하는 대학 시간강사들이 스스로를 일컫는 용어다.

현재 대학 강의의 40%는 시간강사들이 맡고 있다. 연세대.고려대에는 각각 1천여명의 시간강사가 출강하고 있다.

박사학위를 지닌 전업 시간강사가 1주일에 여섯시간 강의할 경우 한달에 64만8천원을 번다.

그나마 방학 석달은 '무노동 무임금' 이다. 방학 기간을 산입하면 월 평균 수입은 43만2천원선이다. 극빈층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성균관대 강사협의회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성적표 제출을 거부하는 등 파업에 돌입, 무노동.무임금 원칙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국립대는 공무원 정원 동결 원칙에 묶여 시간강사가 전임 교원이 되기 힘들다. 사립대는 재정적인 이유로 전임 교원으로 채용하기를 꺼린다. 그러면서 강사 경력을 쌓아 전임 교원이 되고싶어 하는 시간강사의 처지를 이용해 싼 비용에 쉽게 뽑아 쓰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의 국립대 전임 교원 증원 등 시간강사 대책은 공무원 증원 억제 원칙에 배치돼 시행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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