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를 다지자] 78. 10대들의 네티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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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요즘 적어도 하루에 한번 이상 학교 선생님 또는 학부모들로부터 '네티켓' 과 관련한 문의전화나 e-메일을 받는다.

그분들은 "인터넷에 폭언과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인터넷 범죄가 날로 심각해지는데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느냐" 고 묻는다. 교육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분들도 많다.

그럴 때마다 나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실천을 강조한다. 교사들에게 "사이버 공간 밖에서 학생들에게 네티켓을 가르치려고 하기보다 사이버 공간 안에 선생님의 방을 만드세요. 하루 24시간 언제든 문을 열어 두시고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십시오. 그것이 가장 좋은 네티켓 교육입니다. "

부모님들에게도 "자녀의 e-메일을 적어두고 가끔씩 사랑의 마음을 e-메일로 전해 보세요. 그것이 가장 좋은 네티켓 교육입니다" 라고 답변한다.

사이버 생활이 일상의 일부가 되면서 사이버 공간의 기초질서인 네티켓(인터넷+에티켓)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이버 공간은 그 특성상 이용자 개개인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는 여지가 매우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이버 공간에서의 공공질서에 대해선 구체적인 합의가 없다.

사회악(惡)적인 요소를 드러내는 사이트의 문제는 이를 운영하는 이용자(대부분 10대)가 자신의 행동에 따르는 책임과 사회적 영향을 거의 인식하지 못하는 데 있다. 채팅을 통한 원조교제나 이에 편승한 기성세대의 행태 또한 익명의 공간이 주는 은폐효과로 말미암아 더욱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결국 이러한 사이버 무질서의 피해자는 우리 모두며 자기 자신일 뿐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타인을 존중하는 네티켓은 결국 자기자신을 위한 것이 아닐까.

홍윤선 (네띠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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