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재활 이렇게 한다] 14. 소호 '지팜' 최태우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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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인터넷 판촉물 쇼핑몰인 지팜(http://www.gfarm.co.kr)을 운영하는 최태우 사장(52)은 쉰을 넘긴 나이에 소호(SO

HO.소사무실재택근무)창업에 나섰다. 20.30대 젊은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벤처보육센터의 5평짜리 사무실에서 꿈을 키우는 崔사장은 올 매출목표를 7억원으로 잡아놓았을 만큼 이미 안정적 경영기반을 구축했다.

◇ 거듭된 좌절〓그는 두번의 실직과 한번의 사업실패를 경험했다.

1991년 대학졸업 후 16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그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친지의 권유로 판촉물 제조회사를 차렸다. 물건은 그런대로 나갔으나 수금이 잘 안돼 결국 3년반 만에 큰 손해를 본 채 문을 닫아야 했다.

사업이 적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 崔사장은 당시 출범한 갑을통신㈜의 연구소장직으로 재취업했으나 3년만에 외환위기로 다시 실직했다. 쉰에서 딱 한살 모자라는 나이에 퇴직금 한 푼 받지 못하고 내몰린 것이다.

"여기 저기 취직을 부탁했지만 6개월 동안 연락이 없더군요. 가는 세월을 넋놓고 바라볼 수는 없어 국립 중앙도서관을 매일같이 다녔습니다. 그곳에서 인터넷의 기초부터 활용까지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

99년 한국능률협회에서 9개월 동안 임시직으로 Y2K문제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온라인 시장의 위력을 실감했다. 판촉물 사업 경험과 온라인의 가능성을 결합하면 뭔가 가능성이 보일 듯 했다. 여기저기서 5천만원을 모아 사업체 등록을 하고 2000년 1월 한국소프트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서울 서초동 소호창업지원센터에 입주했다.

◇ 시장의 욕구를 읽었다〓판촉물 구매자의 가장 큰 불만은 물건 선택의 폭이 좁다는 것. 이 매장 저 매장을 기웃거리며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곤 한다. 崔사장이 과거 판촉물제조업을 하며 절실하게 느낀 점이었다.

"한 사이트에서 다종다양한 물건을 쉽게 검색.비교할 수 있게 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많은 제조업체들을 입주시키는 것이 관건이었지요. "

崔사장은 판촉물제조협회를 찾아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 필요성을 설명하고, 개별업체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입주를 권했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업체들은 지난해 7월 사이트를 연 지 한달 만에 전자상거래로 매출이 일어나자 태도가 달라졌다. 입주업체가 늘면서 상품종류도 많아지고 고객들의 선택폭도 넓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현재 지팜의 입주업체는 1백40개업체에 판촉물 종류는 6천여개.

지팜의 수주와 발주는 1백% 온라인으로 처리된다. 고객이 어떤 글자를 새겨달라는 주문을 하면 견본을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 고객에게 e-메일로 반송, 틀림이 없는지 확인한 뒤 제작업체에 주문을 낸다. 홈페이지는 업소.가격.용도.행사별로 판촉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소비자들이 고르기 쉽게 해놓았고, 온라인 상담 코너도 마련했다.

첫달을 공쳤던 월매출은 둘째달 3백여만원으로 오른 뒤 차츰 증가, 지금은 월 4천만~5천만원 수준에 이른다. 崔사장은 "내년 상반기 보육센터를 졸업할 때는 월매출 1억원을 넘기겠다" 며 의욕과 자신감을 내비쳤다. 02-588-0556. e-메일 :

이현상 기자

사진=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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