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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레저] 숨겨진 일본 덜 알려져 더 가고픈 명소 3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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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나라 일본이 더 가까워졌다. 최근 들어 일본은 과거와 비교가 안 될 만큼 한국 관광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자체별로, 리조트별로 한국 손님을 맞으려고 뛰어다니는 판이다.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진 것이다. 여태 한국 관광객에게 덜 알려진 일본의 명소 세 곳을 소개한다.

(1) 일본 속 지중해 쇼도시마

일본 시코쿠(四國) 가가와(香川)현의 쇼도시마(小豆島)는 제주도 3분의 1 크기에 인구는 4만명이 채 안 되는 섬이다. 제주도보다 약간 북쪽인데도 난류 덕에 기온은 3~4도 높아 일본 속의 지중해로 불린다. 그래서 가을이란 느낌은 11월 중순에나 찾아온다고 한다. 단풍도 그때야 시작돼 12월 중순까지 한달을 간다. 그걸 보러 일본 관광객 100만명이 몰린다. 그것도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이라는 섬 안의 간카이(寒霞)계곡에 집중된다. 그래서 단풍철에 간카이 계곡의 산 위 전망대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단다. 그냥 차를 타고도 전망대까지 갈 수 있지만 케이블카에서 보는 경치가 워낙 빼어나 하염없이 기다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간카이 계곡만이 섬의 전부는 아니다.

동물의 왕국=어딜 가든 동물들이 출몰한다. 골프장에도 사슴이나 원숭이가 나타나 가끔씩 골프가 중단되기도 한다. 도로를 너구리가 버젓이 횡단하기도 한다. 야생 일본 원숭이 500여마리를 놓아 기르는 '원숭이 나라'<사진>도 볼거리다.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으면 먹이를 꺼내는 줄 알고 바지를 잡아당긴다. 그 때문에 옷이 더러워지니 이곳에 갈 때 깨끗한 바지는 피할 것. 매일 오전 10시10분과 낮 12시10분에는 외줄타기 등 원숭이 쇼가 벌어진다.

낚시.골프=섬 어디서든 미끼를 드리우면 바로 입질이 시작될 정도로 '물 반 고기 반'인 곳. 가을엔 감성돔.갈치.멸치.복어 등이 잡힌다. 낚싯대와 미끼 등을 빌려주는 가게가 섬 곳곳에 널렸다. 배를 타고 나가 낚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섬의 유일한 골프장인 올리베르 리조트에서는 해상 국립공원인 이곳의 바다를 감상하며 골프를 칠 수 있다. 올해 한국인 사업가가 인수해 지난 8월 재개장했다. 숙소도 갖췄다.

먹거리=짭짤한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은 세상에 이 섬 밖에 없을 듯. 바로'간장 아이스크림'이다. 간장이 유명하다 보니 그런 특산품까지 만들어 냈다. 섬 이름에서 엿보이듯 콩이 많이 나는 데다 바다에서 소금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어 간장 산업이 발달했다. 간장을 이용해 국물을 낸 우동도 별미다.

쇼도시마=권혁주 기자 <woongjoo@joongang.co.kr>

*** 여행정보

시코쿠의 다카마쓰까지 가는 아시아나항공 편이 월.수.토요일에 있다. 약 1시간30분 소요. 돌아오는 비행기 편은 월.목.토요일. 다카마쓰에서는 항구로 이동해 카페리를 타고 쇼도시마로 간다. 항구까지 차로 30분, 배는 한시간을 탄다. 문의 미지 항공여행사 02-515-2232.

(2)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가마쿠라

가마쿠라(鎌倉)는 '사무라이들의 고도(古都)'다. 일본 중세 봉건사회를 연 가마쿠라 바쿠후(幕府)의 수도로 일본 군사.정치의 중심이었다. 덕분에 오늘날 문화유적과 자연경관, 전통과 현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됐다.

중국에서 선종이 전래된 가마쿠라 시대는 불교가 번창했다. 그래서 가마쿠라는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자 유적지다. 곳곳에 사원과 신사, 불상 등이 있다. 가마쿠라의 상징은 일본에서 둘째로 큰 불상(높이 11m)인 다이부쓰(大佛). 구원의 부처인 아미타를 나타낸 것으로 원래 대웅전 안에 모셔져 있었으나 건물이 파괴되는 바람에 야외에 놓이게 됐다.

절과 신사가 지루한 이들에게는 드넓은 해변이 펼쳐져 있다. 해변가 이나무라가사키 공원에서는 후지산이 한눈에 보여 디카족을 위한 훌륭한 촬영 명소가 된다. 해변을 낀 고급 주택가, 따사로운 햇볕 아래 서핑보드를 자전거에 싣고 내달리는 구릿빛으로 그을린 젊은이들, 한가로이 떠 있는 윈드서퍼들. 교토.나라와 함께 꼽히는 고도이지만 마치 유럽의 휴양도시에 와 있는 듯하다. 1960년대부터 결연하고 있는 자매도시 프랑스 니스를 빼닮았다. 현대식 쇼핑가에는 일식집부터 프랑스 식당까지, 청바지부터 전통 과자와 공예품까지 다양한 점포들이 있다.

이렇듯 전통과 현대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게 된 것은 주민들의 부단한 노력의 산물이다. 60년대 일본에서 처음으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이 시작된 곳이다. 개발시대로 접어들며 역사.문화적 환경이 파괴될 조짐을 보이자 주민들이 나서서 문화유산 보존 운동을 펼친 것이다. 결국 의회는 15m 이상 높이의 건물을 지을 수 없다는'고도 보존법'이라는 결실을 낳았다.

가마쿠라=박현영 기자<hypark@joongang.co.kr>

*** 여행정보

도쿄에서 기차로 한 시간이 채 안 걸리는 곳이어서 도쿄 근처에 있을 때 짬을 내 여행하기 좋다. 도쿄역에서 JR 요코스카센(橫須賀線)을 타면 가마쿠라 역까지 55분(요금 920엔) 걸린다. 시내에서는 걸어서 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다. 자전거도 빌려준다. 100년 된 노면 전차인 에노텐은 도로 한 가운데나 주택가 사이를 달리는 명물이다. 온천으로 유명한 하코네가 기차로 25분 거리에 있다. 문의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02-765-3011,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 (www.jnto.go.jp/kor).

(3) 고즈넉한 아름다움 시가현

일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온천'과 '마쓰리(축제)'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은 것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각종 문화유적이다. 특히 오사카(大阪).교토(京都) 등 간사이(關西)지방은 가부키(歌舞伎).다도(茶道) 등의 발상지로서 많은 문화유산을 자랑한다. 여기에 문화유산이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잘 어우러진 곳을 방문해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된다. 이 같은 목적에 안성맞춤인 곳이 바로 시가(滋賀)현이다.

시가현은 문화유산이 많고 경관 또한 빼어나 일본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고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현도인 오쓰(大津)시에 들어서면 바다처럼 시원하게 펼쳐진 호수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비와(琵琶)호다. 이름 그대로 비파를 닮은 비와호는 400만년 전에 만들어진 호수로 이곳에선 요트.윈드서핑 등 수상 스포츠와 유람선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증기선 모양의 '미시간'호로 한 시간여 동안 호수 일대를 도는 '나이트 크루징'은 커다란 즐거움이다. 화려한 조명 분수쇼와 함께 오쓰시의 야경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 있다.

산사의 고즈넉함을 느끼고 싶다면 시가현과 교토의 경계에 있는 히에잔(比叡山)에 가보는 것도 좋다. 산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오쓰시에서 잘 가꿔진 숲길을 따라 30분 정도 오르면 엔랴쿠지(延曆寺)를 둘러볼 수 있다. 1200년 전 사이초(最澄)가 창건한 절로 규모가 커 돌아보는 데 세시간 정도 걸린다. 무엇보다 이곳이 반가운 것은 해상왕 장보고와 인연이 있기 때문. 엔닌(圓仁)은 장보고의 도움으로 당나라에 유학하고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엔랴쿠지는 그를 기려 2001년 '청해진 대사 장보고'비를 세웠다.

시가현=유연무 기자<yoom2003@joongang.co.kr>

*** 여행정보

서울에서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까지는 1시간30분 거리. 하루에 여덟차례 비행기가 뜬다. 공항에서 비와호 관문인 오쓰까지 열차로 1시간30분쯤 걸린다. 개인 여행자라면 4~5일간 간사이 일대를 여행할 때 거리에 관계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간사이패스포트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문화.관광시설 입장료도 할인받을 수 있다. 공항 여객터미널 1층 JTB영업소에서 구입할 수 있다. 문의 린카이여행사 02-319-5876, 간사이광역연휴협의회(www.kansai.gr.jp/index_k.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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