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취임 두달반 주한美대사 누가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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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주한 미국대사는 언제쯤이나 정해질까.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지 두달 반이 지났는데도 백악관이 신임 대사를 발표하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대(對)북한정책 등 부시 행정부와 교섭할 일이 많아 하루빨리 미국측의 '대리인' 이 정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현재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토머스 허버드 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가 대사로 임명될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찰스 카트먼 전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와 더글러스 팔 아태정책센터 소장, 그리고 주한 미대사관 근무경력이 있는 레이먼드 버가트 주(駐)대만 대표부 대표 등의 이름이 함께 회자됐으나 지금은 '허버드' 만 남아있다.

워싱턴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5일(현지시간) "국무부 내 한반도.아시아 전문 직업외교관 중에서 허버드 부차관보는 최고참급" 이라며 "백악관이 직업외교관 중에서 주한 대사를 선택한다는 것을 전제로 국무부 관리나 한반도 전문가, 의회 소식통 대부분이 그를 언급하고 있다" 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백악관의 확실한 의중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

미국의 대사 임명은 본인 통고-백악관 발표-의회 인준신청-의회 인준의 단계를 거치는데 본인 통고는 알 수 없다 해도 백악관 발표조차 조짐이 없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막판에 부시 대통령이 특별한 고려에 의해 직업외교관 대신 정치적 인물을 고르면 허버드 부차관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며 "따라서 내정 단계라고 볼 수는 없다" 고 설명했다.

허버드 부차관보는 현재 공석인 차관보의 대행 임무를 맡고 있다. 동아태담당 차관보로 임명됐으나 아직 의회 인준을 받지 못한 제임스 켈리(전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국장)를 대리하고 있는 것이다.

4월말께로 예상되는 켈리의 의회 인준에 이어 만약 허버드 부차관보가 주한 대사로 임명되면 그에 대한 의회 청문회는 5월 말이나 6월 초로 예상된다.

정식 부임은 상당히 늦어지게 되는 것이다.

허버드 부차관보는 1994년 제네바 북.미 핵협상 때 로버트 갈루치 수석대표 아래에서 차석대표를 맡았으며 그후 필리핀 대사를 역임했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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