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 열전]향토 사회자 이유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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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울산의 향토사학자 이유수(李有壽.75.사진)씨는 울산의 역사.문화를 발굴하고 보존하는 일에 정열을 쏟아온 토박이 울산 지킴이다.

李씨는 "산업도시로 급성장해 온 울산에 새 터전을 마련한 이주민들에게 이 고장의 역사와 얼을 심어주기 위해 향토사 연구를 시작했다" 고 말했다.

울산은 태백산맥 자락의 가지산에서 발원한 태화강이 도심을 흐르는 곳.

선사시대 때부터 촌락이 형성돼 곳곳에 문화유적이 펼쳐져 있다는 사실을 하나 둘씩 확인하면서 울산의 뿌리를 캐는 작업에 흥미를 갖게됐다.

그는 일제 때 울산보통학교를 졸업한 것이 학력의 전부다. 그러나 소년시절부터 익힌 한학(漢學)실력은 옛 문헌을 거침없이 읽고 해석할 만큼 뛰어났다.

해방 이듬해 울산시 공무원을 시작해 82년 방어진출장소장을 끝으로 37년간 공직생활에 했다. 공직생활 대부분을 호적.문화재 등 업무를 맡으면서 울산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같게 됐다고 한다.

사료집을 뒤져 울산의 역사와 사라져 가는 풍물 등 문화 관련 자료를 모우고 정리하느라 밤을 새운 적도 많았다.

퇴직 후 울산문화원 부원장.울산향토사 연구회장 등을 지내면서 본격적인 자료를 모아 사료집을 펴냈다. 울산.울주 향토사.울산문화재.내고장의 전통.내고장의 정기.울산지명사.울산문화재총람.울산향토사연구 등의 사료집들이 이렇게 탄생했다.

1996년에는 38편의 논문을 엮어 울산향토사연구논총도 발간했다.

울산의 크고 작은 마을을 샅샅이 누비면서 주민들의 고증과 자료를 발로 뛰어서 엮어낸 울산지명사는 도로정책을 펴는 자료로도 활용된다.

울산시문화상과 경남도문화상 수상의 영광도 안았다.

李씨는 "울산은 오랫동안 병영(兵營)이 주둔해 군수산업이 발달했고 3.1운동때는 병영.언양.남창 등 세곳에서 독립만세를 외친 애국충절의 도시" 라며 "선조들의 고귀한 정신이 바래 가는 것같아 아쉽다" 고 말했다.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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