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61%, "올 수출 목표 달성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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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미국.일본의 경기침체와 함께 엔화.원화 동반하락, 금리불안 등이 겹치면서 올해 수출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국내 종합상사들의 3월 수출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줄어드는 등 수출감소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http://www.kita.or.kr)가 지난달 하순 수출 실적 상위 1천개사 중 1백59개사를 설문 조사해 5일 내놓은 '수출경기 및 전망'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기업 중 61.3%의 기업이 '올해 수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 으로 내다봤다.

22.6%는 아예 당초 목표를 줄여 잡겠다고 답했다.

지난해에 비해 수출경기가 악화됐다고 보는 기업이 66.9%에 달한 반면 호전됐다는 응답은 9.1%에 불과했다.

원.엔화의 동반 약세에 대해서는 34.9%가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 이라고 답했다. 이런 응답은 수출 주력업종인 ▶철강.금속▶화학공업▶기계.수송기계▶전자.전기 등에서 많았다.

한국철강협회의 전홍조 통상협력팀장은 "엔화 가치가 원화와 함께 떨어지고 있어 일본과 경합하는 품목에서 수출경쟁력이 크게 살아나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수출 회복 시기로는 올해 3분기(35.1%).4분기(22.3%)를 꼽은 곳이 가장 많았다.

수출이 살아나려면 '미국 경기가 회복돼야 한다' 는 의견이 42.4%로 가장 많았고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19.4%) ▶적정 환율의 유지(17.6%) ▶엔화 약세 진정(14.4%)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권태홍 산업조사팀장은 "4년 전 외환위기 때는 환율 급등의 진원지가 동남아였지만 이번엔 우리나라의 양대 수출시장인 미국.일본인 만큼 그 충격이 더할 수 있다" 면서 기업들의 대비를 당부했다.

한편 지난 3월 국내 종합상사들의 수출은 53억8천3백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20.3%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대종합상사의 감소폭이 20.4%(수출실적 19억2천만달러)로 가장 컸고, 삼성물산 14.2%(15억8천6백만달러), LG상사 6.5%(10억3천3백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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