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구슬땀] 예비군 중대장 오인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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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예비군 중대장 오인배(55.예비역 소령.대구시 중구 성내3동.사진)씨는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달성공원을 찾는다. 공원에서 소일하는 노인 3백여명에게 간식을 전하기 위해서다. 벌써 12년째다.

간부후보생 220기로 춘천.홍천 등 전방서 근무하다 1982년 전역한 그는 이곳 예비군 중대장을 맡은 92년부터 노인 모시기를 쉬지 않고 있다.

"공원에서 소일하는 노인들이 경로당이나 노인대학을 다니는 이들보다 더 외롭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해 이분들에게 조그만 성의를 전하는 것뿐입니다. "

그의 노인 모시기는 매주 한차례 빵.음료수 등 간식 제공으로 그치지 않는다. 형편이 닿으면 달성공원에 나오는 노인들을 경주.안동.울진 등 고적지나 온천으로 관광 보낸다. 관광도 지금까지 7백차례나 주선했다.

오씨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그가 다니는 삼덕교회와 성내3동의 한의원 등으로부터 후원도 잇따라 경비문제를 해결했다. 이밖에도 그는 북구 꽃시장 근처 달셋방에서 구청 생활보조금으로 살아가는 무의탁 노인 서모(77)씨를 92년부터 매주 한차례 방문해 집안일을 도와주고 있다.

오는 7일 예비군의 날에 모범예비군으로 표창받는 오씨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젊은이들이 연로한 분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미덕만은 지켜졌으면 한다" 고 말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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