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재미화가 미국 NBC '투데이 쇼' 출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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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올해로 만 1백세를 맞은 재미 화가 장발(張勃)씨가 미국 인기 TV 프로그램인 NBC의 '투데이 쇼' 에 출연한다.

뉴욕 맨해튼에서 사목활동 중인 장씨의 맏아들 장흔(70)신부는 2일 "전국방송인 NBC가 10일 오전 7~10시(현지시간)에 방영되는 '투데이 쇼' 에 아버님의 일생과 예술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며 "미국인이 가장 많이 보는 프로그램에 아버님이 출연하는 것은 매우 영광스러운 일" 이라고 말했다.

張신부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한국인은 아마 아버님이 처음일 것" 이라며 "NBC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1백세 현역 화가인 아버님을 축하하기 위해 이번 코너를 마련한 것으로 안다" 고 덧붙였다.

張화백의 1백세 기념미사는 오는 22일 오후 3시 맨해튼에 위치한 유엔 본당인 홀리 패밀리 처치에서 마르티노 유엔 교황청대사와 張신부의 공동집전으로 열릴 예정이다. 생일인 2일에 행사를 여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사순절 기간이어서 부활절(15일)이 지난 뒤로 미뤘다. 張화백의 1백수 기념전은 올 가을께로 예상하고 있으나 여건이 여의치 않아 다소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 미대 초대 학장을 지낸 張화백은 제2공화국 총리를 지낸 장면(張勉ㆍ1899~1966)박사의 친동생으로 현재 딸 애숙씨와 함께 피츠버그에서 살고 있다. 張화백은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갈 때까지 10여년간 학장으로 재직하면서 초창기 한국 화단 형성과 미술교육 현대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천주교 집안에서 자란 그는 서울 명동성당에 걸려 있는 '12제자상' 과 절두산 성지에 있는 '성 김대건 신부상' '김 콜롬바와 아녜스 자매' 등의 성화를 그렸다. 96년 서울대 개교 50주년 때는 '자랑스런 서울대인' 으로 뽑혀 동상이 대학 구내에 세워졌다.

張화백의 제자 최종태(조각가.69.전 서울대 교수)씨는 "98년에도 작품을 제작하셨고 지난해까지도 정정하셨으나 최근에는 거동이 매우 불편하신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지난 1월 12일엔 맨해튼 성당에서 백수 기념 축하음악회가 張신부와 한인음악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으나 본인은 참석하지 못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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