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바라데이 “현재 9개국이 핵무기 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김영삼 전 대통령(앞줄 왼쪽)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 명예 사무총장(오른쪽)이 11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 원자력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김태성 기자]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명예 사무총장은 11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 원자력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모두 9개국”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 발언은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보고 있음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2006년과 지난해 북한의 1, 2차 핵실험 전 세계 핵 보유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상 보유가 허용되는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의 5개국과 NPT 미가입국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의 8개국이었기 때문이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지난해 4월 세계 원자력 장관회의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해서도 “전 세계 핵무기 보유국은 모두 9개국이며, 북한을 여기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어 “다자간 통제하의 시설에서만 농축과 재처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모든 국가가 자체 우라늄 농축이나 플루토늄 분리 능력을 키우지 않고도 모든 핵연료와 다른 핵물질 공급을 보장받을 수 있는 다자간 메커니즘을 확립하자”고 제안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 구상은 IAEA 사무총장 시절이던 2003년 제안했던 것”이라며 “향후 새로 착수되는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활동은 아예 처음부터 다자간 통제하에 두고, 기존의 농축 및 재처리 시설은 점차 국제시설화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운찬 총리는 이날 축사에서 “대한민국은 1958년 처음 원자력을 도입한 이래 원전 건설과 운용에서 많은 경험과 지식을 축적해왔다”며 “사용한 핵연료를 자원으로 재활용하고 고준위 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선진 핵연료 주기기술을 개발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하루 빨리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강찬호·강주안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