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키리졸브’훈련 돌입 … 북 “핵 억제력으로 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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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남침에 대비한 한·미 연례 군사훈련인 키리졸브(KR:Key Resolve)연습이 8일 시작된다고 한미연합사가 7일 밝혔다. KR연습은 북한군의 전면적 남침에 대비해 미군을 한반도에 신속하게 증원하는 훈련이다. 1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훈련에는 한·미 양국군 병력 3만8000여 명이 참가한다. 미군은 주한미군 1만 명과 미 증원군 8000명 등 1만8000여 명으로 구성된다. 한국군은 육군의 군단급 부대와 해군 함대사령부, 공군 비행단 등 2만여 명이 참여한다.

양국군은 KR연습 기간에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Foal Eagle)훈련도 함께 실시할 계획이다. 한국군은 주로 독수리훈련에 투입된다. 연합사 측은 대테러 훈련과 야포 실사격 훈련, 환자 후송 및 항만 복구 훈련과 독수리훈련 일부를 언론에 공개한다. 연합사 관계자는 “이번 연습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정신에 따라 매년 실시해온 정례 연습”이라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사는 지난달 17일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에 KR연습이 정례적인 방어훈련이라는 점을 통보했다.

북한군은 이에 대해 7일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이번 연습의 성격 자체가 핵전쟁 연습, 북침전쟁 연습인 만큼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과정은 부득불 중단될 것이며 우리의 자위적 핵 억제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 성명은 “합동 군사연습을 구실로 우리의 영해, 영공, 영토를 위협하는 미국의 핵공격 수단에 우리 혁명 무력의 핵 억제력으로 대응하는 것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자위적 권리”라며 “우리 혁명무력은 더 이상 정전협정과 북남 불가침 합의의 구속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성명은 또 "우리를 겨냥한 전쟁연습이 계속되는 한 조미(북미), 북남 사이의 모든 군부대화는 단절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이에 따라 북측이 훈련 기간 ▶우리 함정을 겨냥한 함대함 미사일이나 해안포 발사 ▶비무장지대(DMZ)에서의 총격전 등의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보고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훈련 때 남북한 육로 통행 관리에 쓰이는 군 통신선을 임의로 끊고 경의선 육로 통행을 차단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재로선 북한 군의 특이 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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