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청와대 참모와 만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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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얼굴)명예총재가 5일 신라호텔에서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을 불러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JP가 청와대 비서진과 만난 것은 지난해 총선 후 처음이다. 이날 모임은 지난달 26일 정부출범 3주년 청와대 만찬에서 JP가 韓실장에게 "비서진과 식사나 한번 하자" 고 제의해 이뤄졌다.

JP는 인사말에서 "남들은 깊은 사정을 잘 몰라 마음에 안들 때 비서진에게 울분을 터뜨리곤 하는데 (대통령)모시고 일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모를 것" 이라며 "더 한층 용기를 가지고 대통령을 모셔주기 바란다" 고 치하했다.

이에 韓실장도 "운정(雲庭.JP의 호)선생님께서 비서생활을 하시지도 않았는데 애로를 어떻게 잘 이해하는지 모르겠다" 며 "민주화.근대화.개혁세력 등 모든 세력을 망라해서 공동정부의 유종지미를 거두도록 노력하자" 고 화답했다.

자리를 함께 했던 자민련 당직자는 "JP가 공동정권 2인자의 면모를 과시한 자리였다" 고 평가했다. 이처럼 "요즘 JP가 부쩍 행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JP는 7일엔 한일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일본에 간다. 일주일간 머무르면서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 등을 만나 교과서 왜곡에 대한 '우려의 뜻' 을 전달할 예정이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전 총리와도 만난다. 교과서 왜곡과 관련한 'DJ의 특사' 측면도 있는 셈.

한 측근은 "교과서 문제를 풀 수 있는 막후 채널로 JP만한 적임자가 없다" 며 "지난 2일 DJP회동에서 이 문제에 대한 DJ의 당부가 있었을 것" 이라고 추측했다.

JP는 지난달 27일 일본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할아버지가 잘못한 것을 솔직히 인정한다면 아들.손자끼리는 잘 지낼 수 있는 것" 이라며 "틀린 것은 틀렸다고 인정하는 (일본의)큰 자세가 필요하다" 고 말했었다. 자민련에선 이같은 움직임이 JP의 위상 제고와 이미지 관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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