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강소기업에 배운다] 2. 금속가공 기술 국내 실태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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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스피닝 업체들은 젊은이들의 기피로 기술 전수가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3D업체로 분류돼 기술을 배우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다. 경기도 안산에서 스피닝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대동코리아의 김동연 사장은 "몇 년 전까지는 우리의 스피닝 손기술 수준도 상당했지만 기술자들이 은퇴하면서 대가 끊겼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현재는 작업장 인력이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들로 채워지고 있어 그릇이나 전등갓 등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산업기술연구원 김승수 수석연구원은 "스피닝 업체 수는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전국에 200~300곳 정도 된다"며 "그것도 해마다 숫자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대부분이 직원 2~3명인 영세업체"라며 "고부가가치의 우주용품이나 방산용품을 만들려면 기술이 이어져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국내에 스피닝 기술이 없다 보니 위성 연구를 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은 필요한 부품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 윤종훈 박사는 "위성 운반체에 사용하는 연료 탱크를 제작할 수 있는 업체를 물색했지만 국내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며 "현재 독일 업체와 협상 중인데 약 20억원이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기술연구원 나경환 본부장은 "수요가 한정된 우주용품이나 방산용품 등 기술 축적이 필요한 수작업 업체를 육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그러나 일반 산업용품의 기술개발을 위해서라도 손기술 육성에 업체뿐 아니라 당국과 학계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스피닝=쇠나 알루미늄.티타늄 등 각종 금속 덩어리를 회전시켜 가며 손이나 기계로 깎아 부품을 만드는 기술. 흙덩어리를 돌려가며 깎아내 만드는 도자기 제작 과정과 유사하다. 가즈돈금속제작소의 제품은 손기술로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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