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서 헬리콥터 조종 ‘귀한 손’ 키워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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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달 23일 충남 태안 한서대 헬리콥터조종학과를 졸업하고 공군 학사장교로 입대한 이준원(24)씨는 요즘 고된 훈련 속에서도 소위 계급장을 달 꿈에 부풀어 있다. 김씨는 대학시절 100시간이 넘는 헬리콥터 조종훈련을 받고 지난해 9월 국토해양부가 주관하고 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한 자가용 헬리콥터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대학에 입학할 당시 일반대학에서 비행기 조종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을까 의심했는데 고된 훈련을 참고 노력한 결과 목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 군대에서 헬리콥터 조종사로 근무하면서 자랑스런 대한민국 장교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서대 헬리콥터 조종학과 학생들이 지난해 9월 조종사 자격증 취득 후 헬리콥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서대 제공]

일반대학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충남 한서대 헬리콥터조종학과가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2일 한서대에 따르면 이 학과 4학년생 10명이 지난달 이학사 학위를 받고 육군에서 6명, 공군에서 4명이 학사장교로 군복무를 시작했다.

이들은 육군과 공군 장교후보생으로 1일부터 3개월간 훈련을 마친 뒤 곧바로 소위로 임관해 10년간 군복무를 하게 된다. 한서대가 항공학부 7개 학과중 하나로 헬리콥터조종학과를 처음 개설하고 1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 것은 2006년.

첫 입학생 10명은 입학 당시부터 이미 육군과 공군의 헬리콥터 조종사 요원으로 충원한다는 조건으로 실습비를 포함한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생활을 보냈다.

이들은 1·2학년때는 항공우주학과 항공산업론, 헬리콥터비행원리, 영어 등 항공관련 교양과정을 배웠다.

전문과정인 3·4학년 때는 헬리콥터 운용론 등 이론과 조종기술, 항공기 설계와 정비 등 100시간 이상의 다단계 비행훈련을 거쳐 자가용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육군과 공군이 이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미리 충원을 약속한 것은 훈련된 헬리콥터 조종사 확보에 그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각 군의 헬리콥터조종사는 지금까지 대학 졸업자들이나 사관학교에서 조종사로 선발된 인원을 대상으로 1년여의 기본훈련을 거쳐 충원됐으나 한서대 졸업생의 경우 이미 자가용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해 기종 전환교육만 받으면 곧바로 실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헬리콥터 조종사 양성이라는 새로운 교육과정이 산업계와 군에 알려지면서 이 학과의 신입생 지원자가 늘어나고 경쟁률도 높아졌으며 학과 정원도 25명으로 늘었다. 여학생 지원자도 매년 늘어 현재 학년별로 1~3명에 이른다. 이들을 가르치는 교수진은 내국인 3명과 외국인 2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서대 헬리콥터조종학과 최연철 학과장은 “육군에서 헬리콥터 조종사로 복무한 경험이 있는 선배로서 민간대학에서 헬기 조종사 요원을 배출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며 “제자들이 군대와 산업계 등 각계에서 헬리콥터 조종사로서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형식<기자seo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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