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경륜장 시민레저공간으로 정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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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남 창원시 팔룡동 金용호(45 ·회사원)씨는 요즘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창원경륜장을 찾는다. 큰아들(중1)이 조르는 데다 金씨도 경륜에 재미를 붙였기 때문이다.

金씨는 “선수들의 기록 ·건강상태 ·자전거 기어배수 등을 꼼꼼하게 분석해 예상을 적중시키는 재미가 추리게임을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의 실내 경륜장인 경남 창원경륜장이 개장 2개월(8일)을 넘기면서 서민들의 건전한 레저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수천만원을 탕진한 ‘꾼’들이나 영업을 하지않고 경륜을 즐기는 택시운전사가 있다는 등의 소문은 있지만 전당포가 즐비하고 담보로 승용차가 넘쳐나는 카지노의 풍경과는 완연히 다르다.

경주가 열리는 주말과 휴일에 도시락을 준비해 놀러오는 가족이 늘고 있다.경륜장은 이제 연인에게는 데이트 장소로,직장인에게는 한 주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장소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창원경륜공단 관계자는 “토요일과 일요일 관객(3천여명) 중 90%가 가족단위나 연인들”이라며 “대박을 노리기 보다는 재미 위주의 베팅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륜장에 ‘대박’의 꿈이 없는 것도 아니다. 고액배당도 자주 터진다. 지난달 19일 개장 이후 최고인 2백9.9배의 배당이 나왔다. 5만원을 베팅했다면 1천49만5천원이 되는 셈이다.1백 배를 넘는 고배당 경주도 자주 나온다.

공단관계자는 “경주로가 넓고 직선주로가 짧은 반면 코너가 길어 이변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공단측이 올들어 경주 사이 휴식시간에 치어리더 공연, 스포츠 에어로빅,재즈댄스 등 볼거리를 선보여 관중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다음달 중에는 부녀자 ·가족 전용 휴게실도 문을 열 계획이다.

서울 경륜 고객을 위해 부곡온천 등 유명 관광지와 연계한 패키지(1박2일) 상품까지 나왔다.

목 ·금요일 오전 서울을 출발, 부곡온천에서 1박한 뒤 이튿날 경륜을 즐기고 서울로 돌아가는 코스. 현재 관광버스 10여 대가 운행 중이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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