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D 찬반 여론 미국 시민들도 '두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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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강행 방침으로 국가미사일방위(NMD)체제는 올해 세계의 가장 뜨거운 논란거리로 등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민초들도 찬반 논쟁이 뜨겁다.

◇ '미국인 보호 연대' (찬성)〓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이 민간단체에 일반인이 전화하면 사는 곳을 묻는다.

"워싱턴" 이라고 답하면 "2개 국의 미사일 12종류가 당장 당신의 마을에 떨어질 수 있다" 고 경고한다. 러시아의 SS시리즈 아홉 종류와 DF-41 등 중국 미사일 세 종류다.

이 단체는 NMD 배치를 위해 부시 대통령, 상.하원 의원, 주요 일간지 편집진 등에게 "육상.해상.공중.우주공간에서 발사되는 방어미사일이 미국인을 보호할 것" 이라며 총체적 방어망을 주문하는 청원서를 보냈다.

청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핵공격을 위협하고 이라크.북한.이란 같은 '깡패국가' 들은 대량 파괴무기를 장착한 미사일을 확보했거나 확보 중인데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며 당장 머리 위에 미사일이 날아들 것 같은 위기감을 강조한다.

◇ '스타 워스를 멈춰라' (반대)〓이는 '우주공간의 무기.핵 개발을 반대하는 전세계 네트워크' 라는 민간단체의 청원서 제목이다.

이들이 부시 대통령과 의회에 보낼 청원서는 개발.시험발사.배치 등 NMD의 모든 과정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뉴저지의 로렐 콘휄드는 청원에 서명하면서 "스타 워스는 납세자의 돈을 불필요한 곳에 엄청나게 낭비하는 것이다. 냉전이 끝났는데 도대체 NMD가 왜 필요한가" 라고 비판했다.

반대론자들은 NMD의 아버지격인 '스타워스' 도 맹렬히 공격한다. 오하이오의 더글러스 베이커는 스타 워스를 "편집증의 헛된 꿈" 이라며 부시 대통령에게 "당신 아버지와 레이건 대통령의 낭비로부터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단 말인가" 라고 따졌다.

그는 "길거리에서 굶거나 얼어 죽는 사람들이 없어질 때까지 무기경쟁에 돈을 쏟아붓지 말라" 며 "미국의 최대 적은 당신과 같은 미치광이들" 이라고 힐난했다.

1천여명의 청원자 중에는 한국인 박경삼씨도 있다. 그는 "한국을 평화롭게 하라" 는 한 줄의 메시지를 남겼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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