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방귀·트림'이 지구온난화 주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7면

호주와 뉴질랜드 과학자들이 기후변화의 새로운 연구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메탄가스를 소들이 얼마나 방출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소의 방귀와 호흡, 트림을 집중 조사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는 호주와 뉴질랜드 정부의 자금지원으로 실시된다고 호주의 뉴에이지 지가 20일 보도했다. 소를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실험실에 사흘 동안 넣은 뒤 소가 방출하는 메탄가스의 양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식으로 조사한다.

조사단의 리처드 에카드 단장은 "소 한 마리가 1년에 130kg가량의 메탄가스를 생산해낸다"고 말하고 "소와 다른 가축들이 생산하는 메탄가스를 합치면 호주 전역에서 방출되는 온실가스의 5분의 1 수준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는 차량 등을 이용하는 수송 분야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의 양 전체와 맞먹는다는 것이다.

그는"메탄가스 방출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지구온난화에 끼치는 영향이 일산화탄소보다 21배나 더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과학자들은 메탄가스를 줄이는 방법은 물론이고 그것을 어떻게 하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도 함께 연구하게 된다.

그는 이어 "소들이 메탄가스를 생산한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방귀를 의심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보다는 호흡과 트림이 문제인 것 같다"며 조사를 해보면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뉴질랜드 정부는 목축업을 하는 농민들에게 가축 한 마리당 얼마씩 '방귀세'를 부과하려다 농민들의 거센 반발로 백지화시킨 바 있다. 세금의 명목은 가축의 메탄가스가 기후변화에 끼치는 영향 등을 연구하기 위한 재원을 확보한다는 것이었다.

[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