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원장은 “시각장애인은 의대·한의대 진학이 어려워 지금까지 보건의료 관련 박사가 없었다”며 “이를 계기로 안마사들에게 용기를 주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3월부터 목원대 경찰법학과 3학년에 편입한다”며 “안마사들이 퇴폐 시술로 오해받거나 불법 의료로 몰려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뾰족한 물체로 경혈을 자극하는 요법을 개발해 이봉주·김영아 선수 등 마라토너들을 시술했다. 지난해 한국실업육상경기연맹으로부터 공로패도 받았다. 그간 저축의 날, 장애인의 날 등에 대통령 포장·훈장을 받기도 했다.
정원장은 6·25전쟁 중이던 4세 때 부모를 잃고 영양실조 후유증으로 시력도 잃었다. 의료기관 등에 피를 팔고 돈을 받아야 했을 만큼 생활이 어려웠다. 그가 장학금·이웃돕기 성금으로 수천만원씩 내놓은 것도 가난하고 절박했던 그 시절의 기억 때문이다. 무료로 시술해 준 장애인은 8300명에 이른다. 아들(27)은 의사의 길을 택해 아버지의 한을 풀어주었다. 한때 정 원장이 피를 팔았던 병원의 레지던트로 일하고 있다.
정 원장이 안마사 일을 시작한 73년부터 지금까지 시술한 인원은 전국에 약 72만 7100명이다. 휴일도, 점심시간도 없이 37년 2개월을 일했다. 딸 결혼식 날도, 어머니 장례식 날에도 쉬지 않았다. 그런 그가 오늘은 휴업한다. 명예박사를 받으러 가기 때문이다.
대전=구희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