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간이화장실 한단계 '점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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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신천 둔치 체육공원에 초현대식 간이화장실이 등장했다. '인터넷' 이용 영어학습법 특강더럽고 냄새가 나는 기존의 공중화장실과는 판이하다.

대구시가 최근 수성구 중동교 옆과 수성교 양쪽 옆 등 신천 둔치에 설치한 간이화장실은 모두 25개. 예산만 4억9천만원이 들었다.

초록색과 미색이 섞인 이 화장실은 외관도 뛰어나다.

'┓' 자 모양에 정면엔 소변기가, 왼쪽엔 좌변기가 설치돼 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화장실 내부. 좌변기의 내부는 바닥에 물이 고여 있는 양변기와 달리 용변을 볼 때만 바닥이 열리고 평소에는 닫혀 있다.

또 향내가 은은하게 풍기고 잔잔한 음악도 흘러나온다.

기존 화장실에 제대로 없던 휴지가 갖춰져 있고, 좌변기 양쪽엔 이용자들이 물건을 올려 놓거나 장애인들이 용변을 볼 때 잡을 수 있는 탁자형 팔걸이도 만들어져 있다. 또 범죄 등에 대비해 화장실 안에 비상경보장치를 설치했다.

화장실의 소재도 기존의 폴리에틸렌보다 단단한 FRP(섬유강화플라스틱)를 사용, 이중의 보온막을 설치해 여름에도 더욱 시원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크게 반기는 것은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좌변기의 내부가 닫히는 구조에다 분뇨의 분해에 자연발효식 공법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자연발효식공법은 대구 동구의 ㈜향기마을사람이 개발한 것으로 마이크로칩을 내장, 저장탱크의 온도를 50도로 유지해 미생물의 분뇨 분해능력을 높인 것이다.

이 때문에 몇달에 한번씩 하던 청소작업이 2년만에 한번으로 줄어들게 됐다.

화장실을 이용해본 최정희(58.여.남구 대명동)씨는 "이런 화장실은 처음 봤다" 면서 "보기에도 좋고 깨끗해 너무 기분이 좋다" 고 만족해 했다.

대구시 시설안전관리사업소 신천관리담당 최주식(49)씨는 "좋은 체육공원에 어울리게 화장실도 바꿨다" 며 "깨끗한 화장실에 걸맞게 시민의식도 한 단계 높아졌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대구시는 화장실의 파손을 막고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 공익요원 49명을 배치해 매일 순찰하는 등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신천둔치 체육공원은 수성구 상동교~북구 침산교 사이 8㎞ 구간에 게이트볼장.자전거도로.산책로.철봉 등 각종 운동시설이 설치돼 매일 수천명의 시민들이 찾고 있다.

홍권삼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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