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인공위성은 생활의 '북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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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위성은 길 찾기부터 일기예보 등 생활에 여러 가지 혜택을 주지만 개인에 대한 감시로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중앙포토]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축구 경기를 동시에 안방에 앉아 TV로 볼 수 있다. 모르는 길도 내비게이션 시스템(운행정보 장치)으로 안내받으며 찾아갈 수 있고, 나는 비행기에서도 초고속 무선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다. 모두 인공위성 덕이다. 인공위성의 쓰임새 등을 공부한다.

1957년 10월 4일 오후 10시28분(모스크바 시간). 로켓 엔진이 불을 뿜으며 눈 깜짝할 새 우주로 날아올랐다.

5분 뒤 인간이 만든 최초의 위성은 지구 위 궤도(근지점 228km, 원지점 947km)에 자리 잡고 첫 메시지를 보내왔다. 소련이 발사한 지름 58cm(무게 83.6kg)의 '스푸트니크 1호'였다.

이는 인류가 우주시대로 진입하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소련에 뒤진 미국은 이듬해 1월 31일 무게 5kg의 '익스플로러 1호'를 지구 궤도에 올려놓았다. 그 뒤 미국은 69년 유인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키기까지 항공우주 부문 투자를 크게 늘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이때(58년) 생긴 것이다.

뒤이어 다른 선진국들도 우주 개발에 뛰어들어 인공위성을 경쟁적으로 쏘아올렸다.

지금은 수천 개가 넘는 위성이 지구 주위를 돌며 맡은 일을 하고 있다.

▶인공위성이 하는 일=인공위성은 대다수가 지구 주위를 돌며 우주를 관측하고, 기상 자료를 수집하며, 국제전화를 중계한다. 또 비행기와 배가 안전하게 운항하도록 돕고, 지구의 자원을 관찰하며, 지상에서 이동하는 군사장비를 감시한다.

달이나 태양.금성.화성 주위를 돌며 행성에 대한 자료를 모으는 인공위성도 있다. 따지고 보면 궤도 비행을 하는 우주캡슐이나 우주왕복선.우주정거장도 모두 인공위성이다.

▶지구 탈출 속도=어떤 물체가 포물선 운동을 하느냐 원궤도를 도느냐는 출발 순간의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 물체가 중력을 이기고 지구를 탈출하려면 발사 속도가 초속 7.9㎞를 넘어야 한다. 인공위성이 되려면 원궤도(정지위성)는 초속 7.9㎞, 타원궤도는 7.9~11.2㎞를 유지해야 한다. 11.2㎞ 이상이면 지구 중력 범위를 벗어나 우주로 날아간다.

▶인공위성의 궤도=원형이거나 타원형이다.

궤도 높이는 대기권 바로 위인 250㎞부터 3만2200㎞ 이상까지 다양하다. 궤도가 클수록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진다.

인공위성은 궤도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된다.

지구와 같은 방향, 같은 속도로 함께 도는 정지궤도(약 3만5900㎞ 상공) 위성, 지구상의 모든 경도를 지나 남극과 북극을 통과하며 기상 관측 등을 하는 극궤도 위성, 대기 최상층부를 돌며 우주 관측 정보 등을 주는 저고도궤도 위성이다.

인공위성은 위성의 자체 속도와 지구.위성 사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중력)이 균형을 이뤄야 궤도를 회전한다. 중력이 위성을 잡아당기지 않으면 위성은 회전 속도 때문에 궤도를 벗어나 멀리 달아난다. 반면 어느 정도 속도를 내면서 회전하지 않으면 중력에 끌려 지구로 떨어진다.

▶임무 수행=인공위성은 지구 관제센터의 지시에 따라 작동한다. 관제센터에선 컴퓨터나 사람이 전파통신으로 위성의 위치를 확인하고, 지시를 내리며, 위성이 수집한 자료를 검토한다. 인공위성에 실린 여러 장비가 자동으로 자료를 수집한다.

임무가 끝난 위성은 속도가 점점 줄면서 지구 중력에 끌려 대기의 공기 밀도가 높은 곳으로 들어와 타서 없어진다.

이태종 NIE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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