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파동' 정국] 강창희부총재 교섭단체 날인 거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주당 3인의 입당에 반발하고 있는 자민련 강창희(姜昌熙.사진)부총재는 2일 "내가 교섭단체 날인을 끝까지 거부하면 입당파들도 민주당에 돌아갈 것 아니냐" 고 말했다.

이날도 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오장섭(吳長燮)총장 등 당 지도부가 총력을 다해 회유에 나섰지만 姜부총재는 버텼다. 그가 끝까지 '17+3' 의 등록 날인을 거부하면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20석 이상)은 실패로 돌아간다. "姜부총재가 이번 입당건을 합당으로 가는 시나리오라고 보는 것 같다" 는 게 주변의 얘기다.

이에 대해 부산에서 신년 휴가를 보내고 있는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는 "당에서 알아서 하라" 고만 말했다고 한다.

JP의 측근은 "골치 아프지만 姜부총재가 JP의 선택을 거부하기엔 당내 세(勢)부족인 상황" 이라며 "'5일 상경하는 'JP와 만나 '당 독자 노선' 에 대한 확답을 받아내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 이라고 기대했다.

다음은 姜부총재와의 일문일답.

- 당적 이적을 반대하는 이유는.

"정도(正道)가 아니다. 송영진(宋榮珍)의원은 이인제(李仁濟)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왔다고 하고, 송석찬(宋錫贊)의원은 우리 당론과 배치하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한다. 배기선(裵基善)의원은 동교동 사람이다. "

- 당내에선 환영 분위기인데.

"한 사람이라도 이성을 되찾아야 한다. 국고보조금이 늘어난다고 자존심을 팔 수는 없다. "

- 주변에서 압력이 심하지 않나.

"우리당 총재인 이한동(李漢東)총리가 전화해 '순리에 따라달라' 고 하더라. 대꾸는 안했지만 이게 순리인가. JP에게선 연락이 없었다. "

-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탈당할 것인가.

"내가 왜 다른 사람들에게 당을 내주나. "

군 출신(육사 25기.중령 예편)으로는 드물게 5선 의원인 姜부총재는 '맺고 끊는 게 분명하다' 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현 정부 들어 내각제 유보 파문, 지난해 5월 李총리 입각, 11월 검찰 탄핵안 표결 때도 지도부와 충돌했다.

김정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