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분할이 주가에 호재라는 분석이 나왔다. 토러스투자증권이 상장기업 중 2007~2009년에 분할한 15개(분할 후 30개) 업체의 주가 흐름을 추적한 결과다. 지주회사 SK와 사업회사 SK에너지로 나뉜 옛 SK㈜, 지주회사 CJ와 사업회사 CJ제일제당으로 분할된 옛 CJ 등이 분석의 대상이었다. 15개사 중 13개는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뉘었고, LG화학과 삼성테크윈은 각각 두 개의 사업회사로 분할됐다.
토러스투자증권은 분할 후 법인을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두 종류로 분류했다. 지주회사들과 원래의 회사 이름을 쓰는 LG화학·삼성테크윈을 존속법인으로 봤고, 사업회사들과 LG하우시스(LG화학에서 분할), 삼성디지털이미징(삼성테크윈에서 분할)을 신설법인으로 구분해 각각의 주가 등락을 살폈다. 분할 재상장 후 90거래일 뒤의 수익률을 코스피·코스닥 지수 등락률과 비교했다. 그 결과 존속법인은 수익률이 시장보다 평균 9.9%포인트, 신설법인은 28.9%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분할의 효과가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에 모두 나타났고, 특히 신설법인에서 더 강했던 것이다.
곽상현 연구원은 “지주회사(존속법인)는 사업회사가 잘될 때 2차적인 수혜를 보는 구조여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할 재상장 90일 뒤 시장 대비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종목은 CJ(19.9%포인트)와 CJ제일제당(46.9%포인트), SK(27%포인트)와 SK에너지(20.5%포인트) 등이었다.
전체 평균으로는 존속·신설법인 모두 수익률이 시장보다 나았지만, 개별 종목 중에는 성적이 시장수익률만 못한 것도 있었다. 한진중공업에서 갈라진 한진중공업홀딩스는 2007년 8월 31일 재상장하고 나서 90일 뒤 수익률이 시장 대비 -23.1%, 한진중공업은 -25.8%였다.
분할 뒤 시장 평균 수익률을 밑돈 종목 수는 존속법인이 15개 중 6개, 신설법인은 15개 중 4개였다.
토러스투자증권은 기업 분할과 주가 흐름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이달 1일 분할 상장한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추천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일 4만97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17일 종가 4만5750원으로 주가가 7.9% 빠진 상태다.
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