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룸살롱, 임대료도 못 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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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 강남 룸살롱(1종 유흥주점)들이 연간 평균 1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고 국세청에 신고했다. 월세만 1000만원이 넘는 강남지역에서 부동산 임대료 수준밖에 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 참조>

국세청은 17일 국회 기획재정위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에게 ‘서울 강남·역삼·삼성세무서의 2008년 유흥업소 부가세 수동(서류) 신고내역’을 제출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서울 강남세무서(압구정·신사동·논현동·청담동) 소재 30개 룸살롱은 2008년의 매출액을 전체 평균에도 못 미치는 1억42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이에 따른 부가세 납부세액은 업소당 670만원이었다. 유흥업소 최대 밀집지역인 역삼세무서(역삼·도곡동) 소재 룸살롱 34개소는 1억7500만원, 삼성세무서(삼성·대치·개포동) 소재 업소 26개소는 평균 매출액으론 가장 많은 2억9400만원을 신고했다. 이들 강남 룸살롱 업소가 같은 해 부가세로 납부한 세액은 업소당 860만원이었다.

룸살롱과 달리 여성 접대부를 고용할 수 없는 강남 소재 단란주점 162개소는 룸살롱 평균 매출의 3분의 1 수준인 6160만원을 신고했다. 룸살롱과 단란주점이 신고한 매출액의 95%는 신용카드, 5%는 현금 등으로 결제됐다. 현금 매출이 별로 없다고 신고한 셈이다.

진수희 의원은 “현금성 거래가 많은 이들 유흥업소가 매출을 축소 신고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룸살롱이 세무대리인을 통해 전자신고를 할 경우 업종별 분류가 안 돼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 문제가 있는 만큼 국세청의 세원관리시스템을 선진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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