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홍고교 '유급제'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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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경기도 수원의 화홍고등학교가 유급제를 도입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인문계 고교인 화홍고는 최근 사정위원회를 열고 올해 1, 2학기 연속 학사경고를 받은 1학년생 8명과, 2학년생 16명 등 모두 24명을 유급 대상자로 결정하고 이를 학부모.학생들에게 통보했다고 28일 밝혔다.

그러나 일부 유급 대상 학생의 학부모들은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이 유급을 계기로 '인생의 낙오자' 가 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학교에 따르면 이번 유급 대상자들은 10개 과목의 평균 환산점수(5점 만점)가 1.5점 미만인 학생들이다. 이들은 앞으로 입학 1년 후배들과 똑같은 과정의 수업을 다시 받아야 한다.

다만 2학년 유급 대상자 중 유급을 원하지 않은 학생은 인문계 수업 대신 적성시험을 거쳐 위탁 직업교육을 받은 후 졸업시킬 방침이다.

이 학교는 지난 4월 '학 력 부진아는 학교장 판단으로 유급조치할 수 있다' 고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및 시행령을 근거로 유급제를 도입했다.

김사식(金四植)교장은 "기본적인 학력수준은 가져야 한다고 판단, 사전에 학부모.교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유급제를 도입했다" 며 "고교졸업장을 단순한 통과 의례나 요식행위로 받아들이는 풍토가 하루빨리 고쳐져야 한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유급제 도입 이후 1학년생의 경우 1학기 학사 경고생이 무려 37명이었으나 2학기에는 8명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유급 대상자들은 대부분 학교공부를 외면해 그대로 둘 경우 학습환경을 해친다" 고 덧붙였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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