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 해군함정 여군시대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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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진해.옥포 등 해군 정비창에선 지금 함정 개조작업이 한창이다.

전통적인 금녀(禁女)구역인 함정에 내년부터 여군이 승선할 것에 대비해 화장실과 세면장, 침실 등을 따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1948년 해군 창설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첫 승선의 주인공은 98년 창군 사상 최초로 여사관생도가 된 21명의 해사(海士)합격생들.

내년에 3학년이 되는 이들은 상륙함(LST)에 나눠타고 한달 남짓 한반도 연안을 돈 다음 4학년 때는 대형 수송함을 타고 3~4개월간 세계 곳곳을 누비는 원양 훈련에 참가한다.

이를 위해 해군은 새로 건조할 함정의 경우 아예 설계단계에서부터 여군들의 거주공간을 십분 반영하고 있다.

올해 합격한 20명을 포함, 해군 여사관생도는 현재 61명으로 늘어났고 내년에는 여학사장교, 2003년에는 여 하사관들을 잇따라 임용할 예정이다.

해군 관계자는 "기술집약도가 높은 함정에는 섬세함이 돋보이는 여성이 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 며 "기본적으로 잠수함을 제외한 모든 함정에 여군을 배치한다는 원칙" 이라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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