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강도 구조조정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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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미국 기업들이 경기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강도높은 구조조정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면도기 제조업체인 질레트는 18일 "매출 감소로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수익이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며 "전체 직원중 2천7백여명(8%)을 해고키로 했다" 고 발표했다.

질레트는 인력 감축과 함께 공장 8개와 물류센터 13개를 임시로 폐쇄, 연간 1억2천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질레트는 내년 1분기 주당 수익이 전문가들의 예상치(26센트)에 크게 모자라는 18~21센트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는 1998년 9월에도 실적 악화로 4천7백여명의 직원을 해고한 바 있다.

제너럴 모터스(GM)도 지난주 올즈모빌 사업부 폐쇄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이날 "향후 4년동안 80개의 생산 라인을 20%가량 줄일 계획" 이라고 밝혔다.

GM의 브라이언 아크레 대변인은 "중복되거나 과잉 생산되고 있는 생산 라인을 우선적으로 줄일 방침" 이라고 말했다.

미국 최대의 건강 보험사인 애트나도 수익성 제고 및 비용 절감을 위해 5천명의 직원을 감축키로 했다.

애트나는 지난주 금융 서비스 부문 자회사를 네덜란드의 ING그룹에 77억달러에 매각하기도 했다.

미국의 권위있는 첨단 비즈니스 잡지 레드허링도 첨단 기업들의 광고 지출비 축소에 따른 경영 악화로 전직원의 10%인 32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한편 1989년 이후 처음으로 실적 악화 전망을 내놓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력은 줄이지 않는 대신 각종 비용 지출을 최소화한다는 자구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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