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세 … 인덱스펀드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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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증시가 연초에 비해 약세를 보이면서 인덱스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덱스펀드란 주가 지수의 등락과 거의 비슷하게 움직이도록 업종 대표 종목들을 편입해 시장의 평균 수익을 좇도록 만든 펀드.

앞으로 지수가 오르면 그만큼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 때문에 통상 주식 시장이 조정 국면에 있을 때 가입이 더 늘어난다. 실제로 8일 자산운용협회가 집계한 각 운용사의 5월 주력 상품 20개 중 절반이 인덱스 펀드 상품이었다.

설정액이 많은 한투운용의 '부자아빠 엄브렐러인덱스파생 A-1'의 경우 연초 종합주가지수가 가파르게 오르자 기존 투자자들이 수익을 챙기고 빠져나가면서 2월 수탁액은 498억원이었으나 지수가 하락하면서 지난달 말에는 수탁액이 569억원으로 늘었다.

?편차 심한 수익률=인덱스 펀드는 주로 '코스피200'에 편입된 대형주에 투자하기 때문에 각 펀드가 보유한 주식의 종류와 비중은 비슷하다. 그러나 국내에서 파는 대부분의 인덱스 펀드는 단순히 지수를 좇는 것이 아니라 선물 투자를 통해 추가 수익을 노린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성장형 펀드만큼은 아니지만 인덱스 펀드 간에 적잖은 수익률 편차가 나타나고 있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수익률(설정액 50억원 이상, 4일 기준)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펀드는 8.3%였으나 최저는 4.5%였다. 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률 차이가 난 셈이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차이는 더 벌어져 1년간 운용시 최고.최저 수익률 차이는 6.3%포인트였다. 2년 수익률 편차는 13.1%포인트에 달해 1000만원 투자시 130만원 이상의 차이가 났다.

한투운용의 '탐스그랜드슬램인덱스파생', 유리운용의 '유리인덱스200주식파생',CJ운용의 'CJ비전포트폴리오인덱스파생주식1' 등이 기간에 관계없이 좋은 성적을 올렸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인덱스 펀드는 종목 매매가 아닌 현.선물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해 플러스 알파(+α)의 수익을 노리기 때문에 선물 매수.매도 시점을 얼마나 잘 잡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투자 요령=인덱스 펀드 상품을 취급하는 증권사 지점에 가면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인덱스 펀드는 하락장에서도 주가가 덜 떨어지는 종목을 사지 않고 기존의 종목 구성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지수가 하락하면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잊지말아야 한다.

주가 지수가 오를 것으로 믿고 한꺼번에 거금을 투자했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매월 또는 매 분기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또 인덱스 펀드를 주요한 투자 수단으로 삼기보다는 다른 금융상품에 주로 투자하면서 위험 분산을 위한 보완적인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펀드의 특성을 살리려면 지수와 상관관계가 큰 종목을 일정량 이상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수탁액이 너무 적은 펀드는 피하는 것이 좋다. 펀드별 수익률은 1년 이상의 장기 수익률을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로인 이재순 조사분석팀장은 "주가가 앞으로 오를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장기간에 걸쳐 투자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 인덱스 펀드"라고 말했다. 한투증권 조한조 연구원은 "하반기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종합주가지수 900대 초반에서는 언제든 인덱스펀드에 가입할 만하다"며 "종목 분석이 필요 없어 수수료가 순자산의 1%대로 다른 펀드에 비해 1%포인트 가량 싼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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