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천항에 국내 최대 수산도매시장 건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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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원양수산물과 수입수산물을 전문으로 판매.가공할 국내 최대 수산물도매시장 건립공사가 13일부터 시작된다.

부산시는 이날 부산시 서구 암남동 감천항 공영수산물도매시장 기공식을 갖는다. 이 시장이 운영되면 부산 감천항은 국내에서 원양.수입수산물을 가장 많이 처리하는 동북아시아 수산물류 중심지로 발돋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원양.수입 수산물의 유통체계가 개선되고 수산물 가공산업이 크게 발전해 부산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국내 연근해 수산물 30% 정도를 처리하는 부산공동어시장이 공영도매시장 건립에 반발하는 등 해결해야할 과제도 많다.

◇ 시설규모=국내 최초의 공영수산물도매시장으로 2004년 준공되는 이 시장은 1천8백50여억원이 투입돼 지하 1층.지상 12층(연면적 3만7천 평)규모로 건립된다. 판매 시설인 도매장, 시장 운영.관리 시설인 시장회관동, 활어양육시설 등이 갖춰진다.

도매시장 동에는 선어 경매시설과 어류 선별장, 회관동에는 수산물 중도매인.정부합동민원실.편의시설이 설치된다.

안벽길이 5백m의 원양어획물 전용부두시설과 금융.국제 수산물거래를 취급하는 종합수산물류시스템도 갖추게 된다.

부산시는 이곳에서 연간 69만7천여t의 수산물을 위판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에서 연간 유통되는 수입.원양수산물 1백만t의 70%를 차지한다.

또 시장 옆에는 국제수산물거래소(2004년 준공예정)와 원스톱 수산물물류단지(2005년 준공예정)가 들어서 감천항은 동북아시아의 수산물 물류 중심지로 발돋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기대효과=원양 어획물과 수입수산물의 유통체계가 개선된다. 현재 개인간 매매로 이뤄지는 원양.수입수산물이 대부분 경매를 통해 위판돼 가격 결정이 투명하게 된다.

부산시는 자유상장제를 도입해 개인 매매 위주로 수산물을 판매해오던 원양선사나 수입업자도 기존 판매 형태를 유지하면서 공동 집하.위판을 허용, 판매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또 인근에 원스톱 수산물류단지.국제수산물거래소.원양어업전용부두.수산물유통가공단지 등이 들어서 동북아시아에서 거래되는 연간 5천만t의 국제 수산물을 유치하는데 경쟁력을 키우게 된다.

부산시는 감천항 수산물도매시장 공사로 연인원 4만4천여 명의 고용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신창기(辛昌基)부산시 항만농수산국장은 "감천항 수산물도매시장 착공이 부산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1조2천5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며 "부산지역 고용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고 말했다.

◇ 과제=감천항 수산물도매시장 건립에 연근해 수산물을 위판하는 부산공동어시장이 반발하고 있다.

부산시는 감천항 도매시장에서 원양.수입수산물만 취급하기 때문에 부산공동어시장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공동어시장측은 "감천항 도매시장의 시설규모가 연간 70만t의 원양.수입수산물 위판만으로는 수지를 맞출 수 없다" 며 "결국 위판량을 늘이기 위해 연근해 수산물도 취급하게 되고 공동어시장이 큰 타격을 입게된다" 고 주장하고 있다.

공동어시장측은 지난 8월 감천항 도매시장의 위판품목을 부산공동어시장과 중복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해양수산부에 건의했다.

또 부산공동어시장에 출자한 5개 수협이 새 법인을 구성해 감천항 수산물도매시장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감천항 도매시장의 취급품목과 공동어시장의 감천항 도매시장 운영 참여 등을 둘러싼 마찰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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