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상식 "SBS 남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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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억대 식스맨' 김상식(32)이 프로농구 SBS에 남았다.

삼성 이적이 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던 김의 트레이드가 왜 불발됐을까. 당초 SBS는 삼성 김희선과의 맞교환을 제안했다.

삼성이 거부하자 후보 가드 박성배+α로 수정 제의했고, 삼성이 긍정적으로 검토에 들어가 성사되는 듯했다.

그러나 삼성은 α를 두 선수의 연봉액수차(김상식 1억2천만원, 박성배 5천만원)로, SBS는 김이 나산에서 이적할 당시 지급한 이적료 3억원에서 '감가상각' 한 1억5천만원으로 생각했다.

이 액수차가 트레이드 불발의 표면적인 원인이다. 그러나 두 구단 관계자들은 "돈 말고도 장애 요소가 많았다" 고 털어놓는다. 김에 대한 평가와 구단의 입장이 달랐다는 얘기다.

올 시즌 줄곧 선두를 지켜온 삼성은 좋은 팀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다.

김을 영입하면 샐러리캡을 초과, 기존 선수를 해고해야 하므로 선수들이 동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농구연맹(KBL) 김영기 부총재의 아들인 김상식을 영입해 심판 판정 등 '행정적인 이득' 을 챙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경쟁 구단들의 의심도 부담스러웠다.

KBL 윤세영 총재가 오너인 SBS는 부총재의 아들을 '헐값' 에 방출하기 어려웠다. 김을 방출해도 '총재 구단 특혜' 를 누린다는 지적은 어차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SBS는 김상식이 필요없어서가 아니라 김이 출전 시간이 짧은데 불만을 품고 팀워크를 해치고 있어 방출을 추진했다.

SBS는 트레이드에 실패하자마자 10일 LG전에서 김을 20분간 기용했다.

삼성은 김상식이 필요했다. 문경은 외에 믿을 만한 슈터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팀워크와 억대 식스맨을 맞바꾸기 싫었을 뿐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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