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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전자폐기물서 추출 연구…기술 개발 뛰어든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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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난해 5월, 신문을 보던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시선이 한 기사에서 멈췄다. ‘바닷물 속 리튬 추출 기술 개발’. 그는 곧바로 미래성장전략실에 자세히 알아볼 것을 지시했다. 포스코 외에도 내로라하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개인투자자까지 이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설명회와 반년 넘는 협상 끝에 국토해양부와 포스코는 지난 2일 상용화플랜트를 공동 개발하기로 협정을 맺었다. 정부가 주도하는 기술개발에 상용화에 앞서 민간이 뛰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국토부 주현종 해양영토개발과장은 “희소금속을 자원무기로 삼으려는 세계적인 움직임 속에 우리도 늦지 않게 대처를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린 메탈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들은 그뿐이 아니다. 특히 바다가 주목된다. 국토부는 하와이 남단의 공해상에 있는 7만5000㎢의 광구에서 니켈·코발트·망간 등의 채취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2020년까지 진행될 장기 프로젝트다. 또 호주 동쪽, 통가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 탐사권을 확보해 민간과 공동으로 경제적 가치를 따져보고 있다. 대우조선·삼성중공업·STX 등 4개 업체 컨소시엄과 국토부가 각각 120억원씩 투자한 상태다. 3월이면 경제성 여부가 판가름 난다.

‘도시광산’도 눈길을 끈다. 정보기술(IT) 제품의 폐기물에서 희귀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1980년대 일본에서 시작된 개념이다. 예컨대 폐모니터에서는 마그네슘·인듐·지르코늄 등 희귀금속을 재활용할 수 있다.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의 재활용센터에서 1차로 재활용 처리한 후 각 전문업체에서 최종 처리한다. 현재 10~20% 수준인 재활용률을 일본(30~50%) 수준까지 올리는 게 과제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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