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는 LPGA의 우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7면

▶ 미셸 위가 지난 13일 연습그린에서 다른 선수들의 퍼트를 바라보고 있다.[팜데저트 AP=연합]

"아니, 그새 키가 더 큰 것 같네." "아니에요. 그대로예요."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 골프장에서 만난 미셸 위(14.한국이름 위성미)는 기자와 인사를 나누면서 "더 이상 키가 크는 건 싫다"고 했다. 인기와 장타력이 마치 큰 키(1m83㎝) 때문인 것처럼 여겨지기는 싫다는 투다.

그는 15일 오전 시작되는 삼성월드챔피언십을 마치고 하와이의 고등학교로 돌아간다. 내년을 기약하며 다시 학업에 전념할 계획이다. "이번 시즌을 통해 실력이 많이 향상됐어요. 앞으로 우승하는 데 필요한 좋은 경험을 쌓았어요."

미셸 위는 이날 어머니 서현경(39)씨와 함께 드라이빙 레인지와 퍼팅 연습장을 오가며 샷을 다듬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아버지 위병욱(44) 하와이대 교수는 안식년이 끝나고 9월부터 강의를 맡고 있어 오지 못했다.

첫 라운드를 미셸 위와 동반할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에비앙 마스터스 프로암 대회에서 미셸 위와 함께 라운드했다"면서 "남자 못지않은 장타와 영리함이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유럽여자프로골프협회(LET) 상금 1위 자격으로 출전한 로라 데이비스(영국)는 "미셸 위는 LPGA의 타이거 우즈라 할 만하다"고 치켜세웠다. "소렌스탐보다 갤러리를 더 많이 몰고 다니는데 가능하다면 모든 대회에 그를 초청해도 좋다고 본다"고 했다.

올 시즌은 미완의 미셸 위가 스타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한 시기였다. LPGA 투어 5개 대회에 나가 모두 컷오프를 통과했고,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4위를 하는 등 두 번 '톱10'에 들었다. 가는 곳마다 관심을 집중시킨 유명인사도 됐다.

그는 내년 시즌엔 더 성숙하고 내실있는 골퍼가 되겠다고 했다. "한 번 우승하고 다시는 우승을 못 하는 선수가 되기는 싫어요. 다시 골프를 시작할 때는 더욱 정신을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팜데저트=정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