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들 여행 사이트로 돈벌러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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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닷컴 경기가 침체하면서 인터넷 업계가 수익모델 찾기에 안간힘이다.

무료 서비스나 경품 행사 등으로 회원 늘리기에만 치중했던 업체들이 돈 버는 알짜 사업으로 경영구조를 전환하려는 추세다.

특히 대표적인 온-오프 사업인 여행 서비스 시장엔 요즘 기존 여행사 사이트에 이어 중견 벤처기업과 대기업까지 뛰어드는 등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 업체들이 전통적인 마케팅 수단인 오프라인 광고까지 내는가 하면, 온-오프간 전략적 제휴도 한창이다.

◇ 왜 여행 사이트인가=닷컴 거품이 빠지면서 인터넷 시장의 생존 철학은 수익성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 업계에선 유료화가 가능한 서비스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

게임.음악.영화 등이 수익모델로 꼽히면서도 판권이나 인터넷 속도 등의 한계로 성공하기 쉽지 않다.

대신 여행이나 경매 등은 오프라인과 쉽게 연계할 수 있는 데다 잘만 하면 중간에 커미션을 챙길 수 있어 인기다.

더구나 인터넷을 활용하면 일반 오프 여행사보다 많은 고객을 상대하고, 고객의 취향과 소득수준, 여행패턴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효율적인 타깃 마케팅도 할 수 있다. 물론 인터넷 채팅이나 메일을 통해 쌍방향 상담도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인터넷 여행시장은 지난해 78억달러에서 오는 2004년엔 3백21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2백여개의 온라인 여행사이트가 운영 중이다.

◇ 어떤 서비스가 있나〓최근 온라인 여행 서비스 시장은 ▶중견 인터넷 서비스 연계 사이트▶대기업 서비스▶전문 여행 사이트 등으로 나뉜다.

특히 중견 인터넷 업체와 대기업의 시장 진입은 '태풍의 핵' 이다.

중견 인터넷 업체가 개설한 여행 사이트로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다음여행' 과 라이코스코리아의 '라이코스트래블' , 인터파크의 '투어파크' , 천리안의 '투어넷' 등이 있다.

다음여행과 라이코스트래블은 직접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항공권이나 숙박업소 예매 등 전문 여행사를 연결시켜주는 반면 투어파크나 투어넷은 독자적으로 여행 사업을 벌이고 있다.

투어파크의 이기형 사장은 "이들 서비스는 대부분 기존 다른 사이트에서 확보한 많은 회원이 강점" 이라며 "여기에 오프라인 여행사와 연계해 보다 싸고, 보다 혜택이 많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고 설명했다.

대기업으론 삼성물산이 '트래포트' 를, 한솔이 '한솔CS클럽' , 한화가 '투어몰' 을 각각 선보였다.

아시아나는 싱가포르 에어라인.캐세이퍼시픽.에어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9개 항공사와 공동으로 인터넷 여행 포털사이트 '아시아나트래블포털' 을 운영하고 있다.

트래포트의 임영학 이사는 "전세계 4백45개 항공사와 3만9천여개 호텔, 44개 렌터카 회사와 연계돼 있다" 며 "대기업이 쇼핑몰에 이어 여행 사이트를 수익모델로 챙기고 있다" 고 말했다.

전문 온라인 여행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야후 등 검색프로그램으로 '여행사' 를 찾아보면 수백여개 사이트가 뜰 정도로 요즘 주요 여행사들은 인터넷 서비스를 기본으로 한다.

골드투어나 웹투어 등 주요 전문 여행 사이트에선 최근 인터넷 업계로는 이례적으로 오프라인 광고를 내보내거나 콘도를 직접 인수하는 등 변신을 하고 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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