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초대석] "한국 투자자도 헤지펀드 활용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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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주식과 채권.부동산 등에 분산 투자했다고 안심하기에는 한국의 국가 위험(컨트리 리스크)이 너무 높은 만큼 세계 시장에 분산 투자하는 헤지 펀드 등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 헤지펀드 국제 콘퍼런스' 에 주제 발표자로 참석한 미국 패러다임 글로벌 투자자문 설립자 겸 사장인 제임스 박(39.사진)은 한국 투자자들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 눈을 돌릴 것을 권했다.

한국이 경기 변동이 심하고 금융.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아 한국에만 투자해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1989년 설립된 패러다임 글로벌 투자자문은 미국 투자은행과 보험,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실적이 좋은 헤지펀드에 재투자하는 회사. 자산규모가 8억달러(약 9천6백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미국 월가에서 40여개의 헤지펀드에 자금을 넣어 증시 침체기에도 연 10~15%의 안정적인 수익을 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패러다임 글로벌 투자자문이 다양한 헤지펀드에 분산 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처럼 투자의 기본은 수익을 높이면서 위험을 줄이는 것" 이라고 말했다.

미국 투자자들도 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미국 시장에만 투자하는 것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세계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박사장은 "한국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국제 자금이 유입해야 한다" 면서 "국제 자금의 유입을 가로막는 자본 유출입 통제를 줄이고 보다 자유로운 주식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헤지펀드들이 사실은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높여 돈이 제 곳에 공급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헤지펀드가 한국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공매도 제도를 활성화하고 파생상품 시장을 다양하게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는 30일까지 계속된다.

도쿄=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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