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잘 마시면 노화도 막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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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인체의 70%는 물로 이뤄져 있다. 물을 마시고 나면 1분 뒤에는 혈액에 스며들기 시작하며, 30분 정도면 몸 구석구석까지 퍼진다. 독성 없이 몸 어느 곳이라도 통과하는 물질은 물 이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물이 나쁘면 피부병이 생기는가하면, 약수는 병을 낫게 하는 효험도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몸에 좋은 물을 찾아 다니는 이유이다.

약알칼리수를 비롯한 6각수, 자석으로 처리한 자화수 등 다양한 먹는 물이 있다. 물 종류와 인체, 특히 질병과의 관계는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 대상이기도 하다. ㈜한우물이 개발한 정수기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의료용 물질을 만든다'며 정수기로는 처음으로 의료기기로 승인을 받았다는 게 알려지면서 물에 대한 관심을 더 높이고 있다. 한우물 정수기는 물을 전기 분해해 약한 알칼리성 물을 만들며, 특허청으로부터 전국 우수발명품으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물은 수소 이온이 얼마나 녹아 있느냐에 따라 산성, 알칼리성으로 나뉜다. 오염이 많이 된 빗물은 산성이다. 보통 먹는 물은 모두 약한 알칼리성을 띠고 있다.

그러나 전기분해로 만든 약한 알칼리성 물과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자연 상태의 알칼리성 물은 활성 수소가 풍부하지 않고,물의 구조도 치밀하지 않다.

일본 규슈대 사네타카 시라하타 교수는 1997년 전기 분해로 만든 알칼리성 물이 DNA를 보호하고, 만성 성인병의 치료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BBRC에 발표했다. 물을 전기 분해할 때 음극에 다량으로 모인 활성 수소는 노화.암 등의 원인물질로 꼽히는 활성 산소를 없앤다는 것이 논문의 주요 내용이다.

활성 수소와 산소는 아주 잘 결합하는 특성이 있다. 활성 산소는 화학반응을 잘 일으키는 산소의 한 종류로 DNA.세포 등을 가리지 않고 붙어 질병을 일으킨다. 몸 안에는 활성 산소가 끊임없이 생성.소멸된다. 전기분해로 만들어진 알칼리성 물을 마시면 그 속에 다량 포함된 활성 수소가 몸 안의 활성 산소를 빨리 없앤다는 것이다.

타계한 KAIST 전무식 교수는 6각수 이론을 펼친 과학자로 유명하다. 물 분자 6개가 수소를 중간에 두고 6각형 고리형태로 있을 때 가장 치밀하다는 것이다. 전 교수의 이론에 따르면 보통 물은 5각수와 6각수가 혼재하고 있는데, 물이 차가울수록 6각수의 비율이 높아진다. 6각수는 영상 10도일 때 22%, 0도일 때 26%로 나타났다. 인체는 6각수를 좋아하는 반면, 암 등 병이 든 세포는 싫어한다는 것이다. 6각수는 물을 전기분해함으로써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다.전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각종 학회에 발표했었다.

전 교수는 시험관에 6각수와 암세포를 넣어 실험했다. 그 결과 같은 6각수라고 해도 물의 구조를 치밀하게 하는 칼슘 이온이 들어 있는 6각수에서는 12만개이던 암세포가 나흘 만에 2만개까지 줄었다. 그러나 물의 구조를 느슨하게 하는 알루미늄 이온이 들어 있는 물에서는 암세포가 다시 자랐다. 보통 물에서는 320만개로 급속하게 증가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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