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연기금 가치주 집중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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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연기금이 어떤 종목을 많이 사들였는지는 주식시장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총알이 많은 까닭에 연기금의 움직임에 따라 증시의 방향성이 빠르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연기금이 매수 규모를 늘릴 땐 더 그렇다. 연기금은 4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235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것을 비롯해 8거래일간 1496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연기금의 간택 기준은 ‘가치’다. 올 들어 연기금이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을 뜯어보면 그 방향성이 엿보인다. 기아차(721억원)와 삼성전자(589억원)를 제외하면 대부분 저평가된 대형 종목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보인 산업재 업종의 현대중공업(592억원)과 두산중공업(394억원)을 많이 샀다. 기지개를 켜고 있는 통신서비스업에도 눈을 돌려 KT(402억원)와 SK텔레콤(337억원)도 매수했다.

현대증권 유수민 연구원은 “지난해 말 발표한 운용계획서에서 연기금은 시장의 변동성에 영향을 덜 받는 가치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며 “실제로 한전·KT·SK텔레콤 등 대표적인 가치주를 많이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시가총액 위주로 대형주와 소형주로 나눠 투자하던 그동안의 투자 패턴과는 다른 모습이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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