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비정, NLL 넘어와 중국 어선 나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북한 경비정 한 척이 12일 낮 12시15분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중국 어선 두 척을 나포한 뒤 북으로 되돌아갔다. 올해 들어 북한 어선이나 경비정이 NLL을 침범한 것은 11차례다. 그러나 NLL 남쪽에서 북한에 의한 중국 어선 나포가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 경비정은 소청도 동남방 14.5마일 해상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을 단속하다가 NLL을 0.8마일가량 넘은 뒤 13분 만인 12시28분 돌아갔다. 합참 관계자는 "당시 NLL 북쪽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 10여척 중 일부가 북한 경비정의 추격을 받고 NLL을 넘어왔다"고 말했다.

북한 경비정이 NLL에 접근하자 해군은 즉각 고속정 등을 출동시켜 침범을 경고하며 복귀를 요구하는 경고통신을 수차례 했다. 그러나 북측은 응답하지 않았다. 2시간여 후 북한 경비정이 다시 소청도 인근 해역에서 NLL에 접근했으며, 해군이 경고통신을 하자 이번에는 "중국 어선을 단속하고 있다"며 응답하고 NLL에서 물러났다.

합참은 북한 경비정이 중국 어선 단속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NLL을 침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나포 지역이 NLL 남쪽 해역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NLL을 부인하는 입장을 한층 분명한 방식으로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있다.

채병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