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라디오 40년 맞아 '오발탄' 등 재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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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신세대와 구세대를 가르는 질문 몇 가지. '홈런출발, 양용입니다' 를 들어보셨는지. 아니면 더 거슬러 올라가 오승룡의 '오-발-탄' 을 기억하시는지.

MBC라디오(서울지역 FM95.9㎒.AM900㎑)가 방송 개시 40년을 맞아 중장년 이상 청취자들의 귀에 익은 그 시절 그 프로그램들을 다시 만들어 다음달 1일 하룻동안 방송한다.

1963년 첫회를 시작해 70년대초까지 계속한 시사풍자프로그램 '오발탄' (오전 8시30분)은 꾸준히 진행을 맡았던 오승룡씨가 다시 마이크를 잡았고, 1980년 첫방송 당시 야구감독 김동엽씨를 진행자로 내세워 화제를 모았던 아침프로그램 '홈런출발' (오전 7시20분)은 김씨의 뒤를 이은 진행자 양용씨가 다시 진행한다.

사회성 짙은 미담.휴먼스토리라는 점에서 '인정가화(人情佳話)' 라는 수식어를 내세웠던 70년대 드라마 '법창야화' (오전 11시10분)는 김현직.고은정 등 출연진뿐 아니라 PD.기술.효과 등 제작진까지 당시의 멤버들이 다시 모여 특집편을 제작했다.

'법창야화' 의 고무송PD는 광주민주화운동 직후 강제 해직당한 뒤 목사가 되어 현재 기독교 공보사 사장으로 재직중이다.

각각 20년 안팎으로 방송된 장수프로그램 '싱글벙글쇼' (낮 12시25분)와 '여성시대' (오후 2시25분)도 역대 진행자들을 초대해 특집으로 꾸민다.

'싱글벙글쇼' 는 왕년의 진행자로 현재 미국에서 신학공부를 하고 있는 코미디언 이순주씨를 전화로 연결, 근황을 들려줄 예정이다.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이었던 '우리들은 새싹들이다' (이홍렬.박성미 진행.오후 6시5분)와 가요프로그램이었던 '세월따라 노래따라' (이주일 진행.오후 7시20분), 40년간의 인기진행자를 한자리에 모으는 공개방송 '특별콘서트-만나면 좋은 친구, MBC라디오 40년' (오후 4시5분)도 준비했다.

이들 특집은 각각 시사.드라마.여성.오락.어린이 등 40년동안 같은 시간대에 방송했던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한데 아울러 MBC라디오사를 정리하는 역할도 한다.

자칫 자화자찬으로 흐르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낯익은 그 목소리와 추억의 프로그램에 담긴 시대상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일단 반갑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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