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일본 유물조작 사건 되짚어 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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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일본에 전기 구석기 문화가 존재했음을 입증하는 유적인 미야기현 가미타카모리의 70만년 전 석기 유적이 날조됐다는 사실이 최근 들통났다.

유적을 날조한 사람은 도호쿠구석기문화연구소의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50) 부이사장. 일본에선 구석기 문화 연구의 1인자로 통한다.

그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사이타마현 지치부의 원인(原人) 유적을 비롯해 일본 내 21곳의 유적 발굴에 참여해 성과를 올렸다.

그가 발굴한 유물에 대해 일부에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모두 일본 학계에 받아들여졌다. 그 덕에 일본의 전기 구석기시대 연대는 그가 한번 삽을 뜰 때마다 십만년씩 거슬러 올라갔다.

날조 사실을 폭로한 것은 마이니치신문. 지난 5일자 1면 머릿기사를 통해 조사단장인 후지무라 부이사장이 석기 유적 발굴 발표 닷새 전인 지난달 22일 발굴 현장에 구덩이를 파고 미리 준비해온 석기를 묻었다고 보도했다. 후지무라 부이사장은 기자 회견을 통해 날조 사실을 시인했다.

일본의 전기 구석기 유적지인 가미타카모리 유적은 1992년 후지무라 부이사장 등이 발굴을 주도했다.

출토 연대가 처음엔 13만년 전이었으나 그후 다섯 차례의 발굴을 통해 60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이어 조사단은 지난달 27일 기자 회견에서 6차 발굴 결과 약 60만년 전 원인의 건물 유적과 70만년 전 석기 등 31점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가미타카모리 유적지는 98년부터 일본 고교 교과서에 실렸으나 이번에 날조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신빙성이 떨어졌으며, 일본의 전기 구석기 시대에 관한 연구 역시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 학습 준비 자료

①중앙일보 ▶11월 6일자 31면 '일본 석기유적 역사날조 몰카에 들통' ▶7일자 6면 '유물 날조의 심리학[분수대]' .13면 '잘못된 일본 역사의식 [도쿄타워]' ▶8일자 2면 '일본 교과서 왜곡과 유물 날조[사설]' .12면 '일본 역사 교과서 정정 신청' ▶9일자 15면 '일본 구석기유물 날조를 보고…[특별 기고]'

②인터넷 접속 가능한 컴퓨터:중앙일보 인터넷 주소

◇ 주제 활동(중.고등학교용)

①세계적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구석기시대 출현 인류와 그 생활상을 전기.중기.후기로 구분해 알아본다.

②한반도에서 출토된 구석기시대 유적을 소사(小史) 형태로 정리한 뒤 출토 지역을 백지도에 표시해 본다.

③일본이 자국의 구석기시대 연대를 끌어 올리려는 배경은 무엇일까. 학급이나 모둠 단위로 토론한 뒤 그 내용을 각자 1천자 내외로 옮겨보자.

◇ 주제 활동(중.고등학교용)

①세계적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구석기시대 출현 인류와 그 생활상을 전기.중기.후기로 구분해 알아본다.

②한반도에서 출토된 구석기시대 유적을 소사(小史) 형태로 정리한 뒤 출토 지역을 백지도에 표시해 본다.

③일본이 자국의 구석기시대 연대를 끌어 올리려는 배경은 무엇일까. 학급이나 모둠 단위로 토론한 뒤 그 내용을 각자 1천자 내외로 옮겨보자.

☞일제시대 일본 학자 나오라 교수는 한반도 동북단 종성군 동관진 서남쪽의 두만강 변에서 발견한 석기와 동물 뼈가 구석기시대 것이 확실하다고 학계에 발표했다.

그러나 일본 군부는 이 의견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당시 일본에서는 구석기 유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식민지인 조선에 구석기 유적이 있음을 발표한 것은 조선 역사가 일본보다 더 오래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빌미가 되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오라 교수는 일본 헌병대에 끌려가 실컷 두들겨 맞고 나왔다.

④일본의 역사 교과서에서 우리나라에 대해 왜곡한 부분을 찾아 인터넷에 고발해 보자.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내용은 식민지 지배.침략.수탈 등 주로 양국 관계와 관련된 근대사 부분이다.

역사 교과서 왜곡 사례를 보아온 우리 입장에선 이번 날조 사건을 학자 개인 차원으로만 받아들이기 어렵다.

황국사관으로 무장한 역사 교과서를 만들려는 보수 세력의 움직임도 결국은 후지무라의 날조와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⑤후지무라의 날조 사실을 폭로한 것은 다름 아닌 일본의 언론이었다. 역사의 파수꾼으로서 학자의 양심과 언론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이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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