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아킬레스건’은 ‘치명적 약점’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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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아킬레스(Achille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이다. 태어난 뒤 어머니인 테티스는 그를 불사신(不死身)으로 만들기 위해 제우스의 말에 따라 몸을 스티크스 강에 담갔다. 그리하여 그는 어떠한 창으로도 뚫지 못하는 초인으로 변했다.

그러나 어머니가 손으로 잡고 있어 강물이 닿지 않았던 발뒤꿈치는 그에게 가장 연약한 부분이 됐다. 전쟁에서 연승하던 아킬레스는 결국 독화살을 발뒤꿈치에 맞고 숨진다. 여기에서 치명적 약점을 뜻하는 ‘아킬레스건’이 유래했다고 한다.

국립국어원은 최근 외래어인 ‘아킬레스건’을 대체할 우리말로 ‘치명적 약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누리꾼이 제안한 ‘(절대)급소’ ‘결정적 빈틈’ ‘취약점’ ‘최대약점’ ‘치명(적)약점’ 등을 투표에 부친 결과 ‘치명(적)약점’이 34%(총 투표자 2126명)의 지지를 얻어 ‘아킬레스건’을 대신할 우리말로 결정됐다.

‘치명적 약점’이 ‘아킬레스건’의 원래 의미에 부합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말이라는 점에서 잘 선택했다고 생각된다. ‘치명(적)약점’ 형태로 대체어를 정했지만 ‘치명약점’은 명사의 단순 나열로 읽기 불편하므로 ‘치명적 약점’으로 하는 게 좋겠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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