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효과’ IT펀드 … 올해도 그만한 게 없다는데 올라탈까 외면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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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증권사들이 꼽는 올해 유망 업종의 대표주자는 정보기술(IT)이다. 금융위기로 어려울 때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놓은 덕에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 더 큰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에서다. 실적 전망도 장밋빛이다. 지난해 눈에 띄는 성적을 낸 IT 펀드의 선전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IT 펀드에 햇살=IT 업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품은 IT섹터 펀드다. 일반 주식형 펀드의 전기·전자 업종 비중은 보통 25% 내외지만 IT섹터 펀드의 경우 60~80%에 이른다. 이런 차이는 수익률 차이로 이어졌다. 지난해 IT섹터 펀드(상장지수펀드 포함)의 평균 수익률은 99.96%로 주식형 펀드 평균(54.7%)을 크게 앞질렀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담당 연구원은 “올해는 지난해만큼 수익을 내기는 어렵겠지만 세계 경제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태블릿PC 등 신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는 만큼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IT섹터 펀드라도 운용 방법이 다양해 상품을 고를 때는 속을 잘 살펴야 한다. 기준은 자신의 투자 성향이 어떠한지와 돈을 어떤 자산에 배분하고 있는지다. 하나UBS운용의 ‘IT코리아’와 삼성투신운용의 ‘IT강국’은 전기·전자 업종의 비중(지난해 11월 초 기준)이 각각 79%, 66%에 달한다. 전형적인 IT섹터 펀드로 IT 업종의 주가 흐름에 따라 수익률도 큰 폭으로 변한다. 반면 신한BNPP의 ‘프레스티지코리아테크’는 전기·전자 업종의 비중이 30%대로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초과 수익보다는 분산을 통한 안정성을 추구하는 펀드다. 또 ‘하나UBS IT코리아’의 경우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반면 ‘삼성 IT강국’은 상대적으로 대형주 중심이다.

채권혼합형 상품도 있다. ‘하나UBS IT코리아30’은 전체 자산 중 주식이 28%, 채권이 54%가량이다. 채권 비중을 높여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면서 주식은 ‘IT코리아’처럼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하는 게 특징이다.

◆낙관론 속 경계론도=IT는 대표적인 경기민감 업종이다. 올해 선진국 경기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될지, 중국의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 수 있을지가 펀드 성적을 좌우할 것이란 얘기다.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 이어 올해도 호성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런 까닭에 국내외에서 목표주가 상향이 이어지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29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10만원에서 116만원으로 올렸다. 강화된 시장 지배력 덕에 앞으로도 ‘깜짝 실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우리투자증권도 1일 기존 94만원에서 104만원으로 상향했다.

반면 속도 조절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현대증권은 1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의 102만원에서 93만원으로 오히려 끌어내렸다. 이유는 한마디로 ‘지금이 너무 좋아서’다. 특히 반도체 호황은 양날의 칼이란 분석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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