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풍렬 개인전 선화랑서 22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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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한지처럼 번져나가는 마포 캔버스위에 먹과 채색을 섞어 그린 풍경화. 세부를 대담하게 생략하고 안개속처럼 희미한 윤곽으로 그려나간 도시분위기가 서정적이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22일까지 열리고 있는 한풍렬 경희대 교수의 10번째 작품전. 국내외를 돌며 그린 10~40호 크기의 회화 30여점을 통해 현대적 풍속화를 보여준다.

작품 대부분이 외국 도시 풍경인데 대해 한교수는 "고색창연하고 기념비적인 풍경이 별로 남아있지 않아 서울을 별로 그리지 못했다" 며 아쉬워했다.

그의 화면은 모래와 비슷한 질감이면서도 한지처럼 촉촉하게 물감을 흡수하고 있는 것이 특징. 자신이 14년전부터 개발해 쓰고 있는 조개껍질 가루의 효과다.

한교수는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대표적인 퓨전작가.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오일을 매개로 한 채색보다 물이 자연스럽고 변질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고 수묵화로 바꿨다.

그러나 남종화에 머무르는 한국화의 편협성, 붓과 한지만 쓰는데서 오는 한계를 극복키 위해 노력한 결과 지금의 퓨전화가가 됐다.

작가는 "한 때 추상의 아름다움에도 심취했지만 얼치기 추상작품이 쏟아지는데 대한 반감으로 요즘은 구상작품만 한다" 고 말했다. 02-734-0458.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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