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불모지 강원 빛낸 전국 최강 소프트볼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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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프트볼 강원대표 상지대 선수들과 최명수 감독(右). 제천=황선미 대학생캐논사진기자

"첫 우승이라 더 감격스럽네요. 소프트볼이 사랑받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상지대 최명수 감독대행)

전국체전에서 4년간 시범종목이었다가 올해 정식종목이 된 소프트볼. 그 첫 챔피언 자리를 강원도 대표 상지대가 차지했다. 11일 제천농고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경기도 대표 양일고를 4회 20-0 콜드게임으로 눌렀다. 여철훈(34)감독이 추석 직전 암으로 쓰러지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정신력으로 일궈낸 금메달이다.

지난해에는 준결승전에서 호서대를 1회 6-0으로 앞서고 있다가 폭우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불운을 겪었다. 다른 대회 같으면 순연하는 게 원칙이지만 체전에는 예비일이 없어 4강팀끼리 제비뽑기로 순위를 결정했던 것. 결과는 전남 순천 강남여고가 행운의 1위, 상지대는 3위였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전국 최강'의 위상을 되찾았다. 올해에만 전국대회 다섯번째 정상이다. 1994년 창단한 상지대팀은 전체 선수 14명 가운데 7명이 국가대표다. 주장 정영미(22)는 "강한 팀워크가 우리의 무기"라고 말했다.

소프트볼은 올림픽에서 수중발레.리듬체조와 함께 여성들만이 하는 종목. 현재 국내에는 학교에만 20개(중 4, 고 9, 대학 7개) 팀이 있다. 유일한 실업팀이던 대우자판이 2001년 해체됐다. 형편없이 취약한 저변이다.

◆소프트볼=19세기 후반 미국에서 생겨나 한국에는 해방 이후 미군을 통해 보급됐다. 야구와 규칙이 거의 비슷하지만 투수는 야구공보다 조금 더 큰 공을 언더 스로로만 던진다. 경기는 7회말까지.

제천=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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