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김태균, 전지훈련 시작 … 스타일은 달라도 목표는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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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이승엽(34·요미우리)과 김태균(28·지바 롯데)이 나란히 올 시즌 30홈런을 공언하며 스프링캠프을 시작한다.

이승엽과 김태균은 1일부터 각각 일본 미야자키와 오키나와에서 팀 전지훈련에 들어간다. 둘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홈런·타점왕 출신이다. 이승엽은 2006년 5홈런·10타점, 김태균은 2009년 3홈런·11타점을 기록했다. 일본 투수들을 무너뜨리고 WBC 영웅이 된 이들은 이제 일본에서 거센 도전을 받는다. 그들의 성공 지표는 30홈런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지만 해법은 서로 대조적이다.

◆김태균의 고집은 불변=오키나와 이시가키 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김태균은 “4번 타자 자리를 꿰차고 싶다. 내 스타일의 야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은 한국에서 30홈런을 넘긴 시즌이 두 번(2003, 2008년·이상 31개)밖에 없다. 그러나 올해 30홈런은 지바 롯데의 바람이다. 지난해 팀 내 최다 홈런은 사부로(24개)가 기록했다. 2005년 당시 지바 롯데 소속이던 이승엽 이후 30홈런을 때린 타자가 4년 동안 없었다.

김태균은 “일단 내 야구로 부딪혀 보겠다. 타격 자세와 스타일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엽과 경쟁에 대해 “필요하다면 시즌 중이라도 승엽이 형에게 도움을 받겠다. 도쿄돔에서 승엽이 형이 보는 앞에서 홈런을 치면 기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엽의 열쇠는 변화=이승엽은 올해 미야자키 캠프에 앞서 부활의 상징을 30홈런으로 잡았다. 한국에서 7년 연속 30홈런 이상(1997~2003년)을 쳐낸 그는 일본(지바 롯데) 진출 첫해인 2004년 부진했지만 이듬해 30홈런을 터뜨리며 부활했다. 요미우리로 이적한 2006년 41홈런을 때린 뒤 엄지 부상에 신음하던 2007년에도 30홈런을 채웠다. 그러나 2008년 8홈런, 지난해 16홈런에 그쳤다.

이승엽은 “엄지 수술 후 아프지 않게 치려다 스윙이 망가졌다. 상체가 앞으로 쏠리고 손에 무리한 힘을 줬다”고 털어놨다. 타격 시 나쁜 버릇을 떨쳐내는 것이 30홈런의 열쇠다. 이승엽은 김태균·이범호(29·소프트뱅크)와 대결에 대해 “후배들이 나보다 잘해 한국 야구가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시가키(일본 오키나와)=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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