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남북은 과속…내치는 저속이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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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4일 대전 홍인호텔에서 고려대 행정대학원 특강을 갖고 '원칙 있는 대북정책' 을 요구했다.

'국정 전반의 위기와 한나라당의 역할' 이라는 주제였다. 李총재는 "남북관계는 과속(過速)이, 내치는 저속(低速)이 문제" 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위기의 본질은 '신뢰.시스템.리더십의 위기' 에서 왔다" 고 강조했다. "북한은 인권상황도 나아진 게 없고 1인 공산독재체제도 그대로인데 정부는 국민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저자세로 북한에 끌려다닌다" 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의 급속한 관계진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訪北)하는 것은 긍정적 요소뿐 아니라 부정적 요소도 있다" 고 주장하고 "특히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에 간다면 미국의 차기 대통령 당선자와 충분히 협의.검토한 뒤 이뤄져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정국 해제는(이에 앞서)북한이 대한항공기 폭파 등 대남(對南)테러행위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경제문제와 관련, 李총재는 "이대로 가면 연말.연초에 흑자기업들까지 자금난으로 쓰러질 가능성이 크다" 며 "외국자본이 언제 우리나라를 떠날지 모른다" 고 경고했다. 그는 "이는 정부의 정치적 단기주의와 성과주의가 빚어낸 결과" 라고 주장했다.

대전=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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