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음반] 폴 사이먼 '유어 더 원'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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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 □ 폴 사이먼 '유어 더 원'

폴 사이먼을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한 멤버로만 기억하는 이들도 적지 않겠지만 그는 오랫동안 아프리카와 브라질 등 세계 음악을 섭렵하며 음악의 지평을 넓혀온 진지한 음악인으로 손꼽힌다. 그런 기대를 갖고 한 곡씩 귀기울여 들어도 이번 음반은 듣는 이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여전히 녹슬지 않은 음악성을 실감하게 된다.

음반 첫 곡인 '댓츠 웨어 아이 빌롱' 을 먼저 들어볼 것. 사이먼 특유의 서정이 깊은 맛으로 우러나온다. 그의 음악에는 도시생활에서 간직하기 어려운 자연스럽고 역동적이고, 또 풋풋하고 포근한 감성이 잘 스며 있다. 마음이 지친 이들에게 편안한 위로가 되어줄 음악이다.

*** □ 알렉산더 이바노프

러시아의 음유시인 알렉산더 이바노프의 록 발라드 모음집 '그리 시노이 두시 삐찰' ('슬픈 영혼' 이라는 뜻). 팝과 가요가 조금 식상하다고 느껴진다면, 그리고 러시아 노래에서 독특한 매력을 느낀 적이 있다면 이바노프 음악에서 위안을 얻을수 있을 듯. 쓸쓸한 분위기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어울리는 맑은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매력적이다.

수록곡중 '비야 내려다오' 는 SBS 드라마 '덕이' 에서도 선보였다. 귀를 사로잡는 노래는 이 외에도 '아아 얼마나 쉬운가요' '그대 발아래 하늘을 깔겠어요' 등 여러 곡이다. 노랫말이 음반 속지에 우리말로 번역돼 있어 곡의 분위기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 □ YMO 리믹스 '테크노폴리스'

테크노 음악의 강국인 일본에서 주류와 비주류 음악인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그룹 YMO에 바치는 일본 뮤지션들의 헌정 리믹스 앨범. YMO는 호소노 하루미.다카하시 유키히로.사카모토 류이치 등이 1970년대 말에 구성한 3인조 팀으로 일본 전자음악의 선구적인 그룹으로 손꼽힌다.

테크노를 중심으로 하드코어.소울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이 특징. 앨범 타이틀이자 첫 곡인 '테크노폴리스' 는 YMO의 79년 앨범 '솔리트 스테이트 서바이버' 의 수록곡을 피치카토 파이브의 코니시 야스히루가 리믹스했고, 둘째곡 '타이튼 업' 은 켄 이시이가 리믹스했다. 일본의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테크노 장르의 단면을 살펴보기엔 좋은 자료가 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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