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캠코더면 나도 영화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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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서울 대치동에 사는 회사원 박신형(32)씨는 최근 구입한 디지털 캠코더 덕분에 생활이 완전히 변했다.

갓 태어난 아들의 모습을 캠코더로 촬영한 뒤 영상편집보드가 장착된 PC에서 특수효과를 넣어 편집하는 재미에 맛을 들인 것. 조만간 '자작 영화' 를 e-메일로 친지들에게 보내줄 계획이다.

디지털 캠코더가 인터넷 확산과 맞물려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의 아날로그 캠코더로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편집.인터넷 전송이 손쉬워진 때문이다. 국내외 가전업체도 보급형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 디지털 캠코더는 무엇이 다른가〓영상.음향 신호를 0과 1로 표현되는 디지털 신호로 기록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수없이 복사하고 편집해도 화질.음질이 거의 나빠지지 않는다.

소프트웨어와 연결용 케이블을 갖추면 PC와 손쉽게 연결되는 것도 장점이다. 다양한 특수효과는 물론 동영상을 구성하는 프레임(1초에 24개)단위의 편집도 가능하다. 아날로그 장비의 경우 이만한 제품은 방송국에서나 쓸 만큼 고가였다.

워드프로세서 문서처럼 PC에 저장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주고 받는 것도 자유자재다. PC와 디지털 캠코더로 '인터넷 방송국' 을 꾸미는 것도 가능하다. 저장용 테이프는 폭 6㎜짜리를 쓴다.

◇ 어떤 제품이 있나〓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캠코더 시장 규모는 1천1백76만대이며, 이 가운데 디지털 제품이 약 50%를 차지한다.

일본 제품이 성능.디자인 면에서 아직은 크게 앞선다. 특히 디지털 캠코더의 주요 원천 기술을 보유한 소니 제품이 시장을 휩쓸고 있다.

소니코리아측은 "핸디캠 6㎜ 등 디지털 제품이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아날로그 제품은 비중이 아주 작은 편" 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소니 제품이 국내 시장의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전자도 지난 6월 2개의 보급형 모델을 내놓으면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 장재관 과장은 "올해 국내 판매대수가 지난해의 2배인 10만대 규모가 될 것" 이라며 "지속적으로 새 모델을 내놓아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 어떻게 사고 활용하나〓국내.해외 제품 모두 용산.테크노마트 등 전문상가가 가격은 다소 싸다. 온라인 쇼핑몰도 품목에 따라 소비자 가격보다 싸게 파는 경우가 많다.

대신 각 제조업체의 전문 매장.쇼핑몰에서 구입하면 애프터서비스나 액세서리 구입 등에서 유리하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밀수 등 유입경로가 불확실한 제품에 대해서는 애프터서비스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 고 말했다. PC에서 편집을 하기 위해서는 10만원 남짓 하는 카드가 필요하다.

국내 업체로는 디비코(http://www.dvico.co.kr).맥플러스(http://www.mac.co.kr) 제품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운영체제인 '윈도 미(ME)' 는 이전 제품보다 동영상 편집 기능을 크게 강화했다.

디지털캠코더의 구입.활용과 관련된 웹사이트도 참조할 만하다.

디지털영상 전문잡지인 '디지털 무비' 를 발행하는 디지털 임프레스(http://www.impress.co.kr)의 유인호 사장은 "디지털 방식이 아날로그를 몰아내는 것은 시간 문제" 라며 "소비자가격이 조금 더 내려가면 캠코더 시장은 디지털 방식으로 통일될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이승녕.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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