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퇴임 D-90일 불구 왕성한 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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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뉴욕〓신중돈 특파원] 내년 1월 20일로 임기가 끝나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국내는 물론 전세계를 정력적으로 누비고 다녀 임기 말 '레임덕' 이란 말을 무색케 하고 있다.

클린턴은 지난 14일 덴버와 시애틀 등지를 돌며 하루 일곱 군데의 정치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15일 새벽 워싱턴 DC에 잠깐 들렀다가 중동평화회담을 위해 이집트의 샤름 알 셰이흐로 직행했다.

달라진 것은 클린턴 수행 기자들이 국내정치 담당에서 중동문제 담당으로 교체된 것뿐이다.

그는 샤름 알 셰이흐에서 28시간 동안 모두 20차례의 각종 회담을 주재했고 잠은 2시간30분만 잤다.

17일 귀국길에 올라서도 13시간의 비행 시간 중 잠을 자지 않고 파김치가 된 보좌관들과 기내에서 카드놀이를 즐겼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다.클린턴은 오후 8시20분 백악관에 도착해선 곧바로 민주당 정치자금 모금행사와 프레지던트컵 골프대회 기념 만찬에 참석했고, 백악관에서 제3차 대통령 후보 TV토론을 시청했다.

18일엔 버지니아주 노퍽에서 열린 구축함 콜호 승무원 희생자 장례식에 참석했으며 19일에는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한 부인 힐러리의 정치자금 모금 등을 위해 코네티컷주 노워크와 뉴욕시에서 하루를 보냈다.

워싱턴 귀환 길에 클린턴은 기자들에게 "전날 밤 푹 잤다. 대학 졸업 후 12시간이나 잔 것은 처음" 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20일에는 제퍼슨시티로 날아가 경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진 멜 카너핸 미주리주지사 장례식에 참석한 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과 로얼에서 정치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했다.

21일에는 워싱턴에서 프레지던트컵을 관람한 뒤 22일 뉴욕으로 가 이틀 동안 11곳을 순회하며 힐러리를 위한 유세를 벌인다.

미 언론은 "클린턴은 초정력의 소유자" 라며 레임덕을 아랑곳 않는 그의 활동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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